인바이오넷의 구본탁(38)사장은 오는 30일 정식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명공학연구소를 퇴직한다.

지난 96년 5월 "연구원 창업지원제도"의 첫 수혜자로 회사를 창업한 그는 휴직기한 4년을 끝내며 복직하지 않기로 했다.

사업가로서의 길을 계속 걷기로 한 것이다.

"사업을 한 지난 4년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이젠 한번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붙은 것도 사실이다"

대전시 대덕구에 있는 인바이오넷은 KIST출신 바이오 벤처기업중에서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자본금을 20억원이나 확보했고 올 매출목표는 70억원 정도로 잡았다.

당기순이익만 30억원에 달할 전망.

회사가 규모도 키웠고 성장 기반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사가 만들어내는 건 산업균주(미생물).

자연상태에 있는 미생물의 유전자를 변형해 인간에게 유익한 기능을 하도록 개량하고 이를 대량 생산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생물은 생물농약으로,오염물질 분해제로도 쓰인다.

화학성분이 아닌 생물을 원료로 쓰기 때문에 부작용없이 깨끗하다.

또 미생물 한개가 2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고부가가치 제품이란 게 특징이다.

인바이오넷은 이미 특정 해충만을 죽이는 생물농약용 미생물을 개발해 지난 98년 세계적인 생물농약 회사인 마이코젠사에 수출하기도 했다.

기름으로 오염된 토양을 정화시킬 수 있는 미생물도 만들어내 정유회사 등에 팔고 있다.

이 기술은 과학기술부로부터 국산 신기술(KT)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 맹독성 농약으로 오염된 흙과 폐수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고 음식찌꺼기를 해결할 수 있는 미생물을 개발중이다.

반도체 공장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미생물은 이미 개발 완료 단계다.

인바이오넷이 생산하는 미생물은 의약분야에도 이용된다.

이 회사는 생명공학연구소와 공동으로 비타민C를 만들어낼 수 있는 미생물을 개발중이다.

지금처럼 화학공정이 아니라 생물공정으로 비타민C를 만든다는 얘기다.

이 경우 가격도 싸고 공해가 없다는 게 구 사장의 설명.

이 기술은 일부 개발을 마치고 외국에 수출계약을 맺기도 했다.

앞으론 백신개발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인바이오넷의 핵심 경쟁력은 역시 기술력이다.

연세대 식품생물공학 박사인 구 사장을 포함해 박사 4명,석사 12명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전체 직원(35명)의 절반을 차지한다.

박사급 7명으로 구성된 기술자문단의 외곽 지원도 무시못할 힘이다.

이런 역량 덕분에 지난해엔 비타민C 생합성 공정기술로 유명한 미국의 생명공학회사로부터 2년간 40만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인바이오넷은 앞으로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생각이다.

다른 바이오 벤처들과 연구 생산 마케팅 등 인프라를 공유하며 새로운 기술개발과 시장창출을 가속화하겠다는 목표다.

구 사장은 "첨단 생명공학기술의 결과물을 산업화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회사엔 이미 TG벤처 동양창업투자 일진기술금융 미래에셋 등이 투자했다.

최근 코스닥 등록을 추진했다가 "회계처리 미숙"이란 이유로 무산됐지만 재심사에선 통과가 확실시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042)934-7676

< 대전=차병석 기자 chabs@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