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융시장은 격변의 한 주를 보냈다.

채권시장은 주식시장에 맞춰 롤러코스터 장세를 나타냈다.

지난 17일 미국 주가폭락 쇼크로 증시에 "블랙 먼데이"가 재연되자 실세금리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3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연 10.04%까지 치솟았다.

3년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 9.04%를 기록했다.

총선 뒤 통화긴축설이 확산되며 향후 금리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를 보인 가운데 매수세가 위축된 반면 3년~5년만기 장기물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와 금리를 끌어올렸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통화긴축은 없을 것"이라고 서둘러 긴축설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재경부에서도 총선전에 특별하게 돈이 풀려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총선이 끝났다고 해서 별도로 회수할 필요가 없다며 한은 입장을 거들었다.

다음날인 18일 상황은 급반전했다.

증시가 블랙 먼데이의 악몽에서 깨어난데다 전날 정부의 긴축설 일축이 약효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고채 금리는 하룻새 0.11%포인트나 하락,연 8%대에 안착했다.

회사채 금리도 연 9.97%로 한자릿수를 되찾았다.

증시와 함께 금융시장도 다소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은행권은 지난 12일부터 만기가 돌아오기 시작한 단위형 신탁자금 재유치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실적은 탐탁지 않았다.

만기가 된 신탁자금 중 은행 신탁상품에 재유치되는 비율은 20~30%에 불과할 전망이다.

나머지는 신탁계정에서 이탈해 일부는 정기예금 등 은행계정으로 이동하고 나머지 상당부분은 단기부동성 자금으로 대기 중이라는 게 금융계의 진단이다.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보이는데다 부동산 시장도 냉랭해 시장자금이 마땅히 머물 곳을 찾지 못하고 떠도는 형국이다.

지난 19일부터는 24개 투신사와 3개 종금사가 일제히 분리과세형 펀드 발매에 나섰다.

신탁기간이 5년 이상이기 때문에 금융소득 종합과세대상에서 제외되는 분리과세형 상품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투신과 종금사들이 시중의 단기자금을 얼마나 끌어들일지가 관심사다.

다음주 통계청이 내놓을 3월중 산업활동동향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실물경제지표의 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5월 콜금리 인상설"이 힘을 얻게 된다.

반면 지표 상승속도가 한풀 꺾인다면 금리도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