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KIET)이 급속한 경기 확장으로 인해 물가상승 압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 물가상승 압력을 고려치않는 무리한 저금리 정책는 단기적으론 경기과열, 중.장기적으론 성장잠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은 21일 발표한 "2000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율이 상반기 8.4%, 하반기 6.3%로 연평균 7.3%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1.4분기부터 인플레이션 갭(Gap)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상반기 2.2%, 하반기 3.6%로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 갭은 실제 국내총생산(GDP)이 잠재 GDP를 초과해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는 것을 말한다.

연구원은 당초 올해 성장율을 6.5%로 예상했지만 소비증가와 수출 확대로 경기확장이 지속됨에 따라 전망치를 높여잡았다.

다만 지난 2월부터 그동안의 가파른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임금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국제원자재가격 상승,노사관계 악화 등도 물가 및 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을 고려치않는 저금리 정책은 거시경제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은 또 벤처기업 위주의 경기활성화와 이로인한 경기급락 가능성, 그리고 자본 및 외환자유화에 따른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 등은 우리 경제의 잠재적인 위험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의 기초여건을 개선해 생산성을 높이고 외환보유고를 꾸준히 늘리는 데 앞으로의 정책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원-달러 환율 방어를 위한 무리한 외환시장 개입은 통화공급 확대로 인한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1백8억달러로 정부 목표치 1백20억달러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소득수지와 서비스수지 등을 합한 경상수지 흑자도 지난해 2백50억달러에서 올해 91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원규 산업계량분석실장은 "전반적인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무리한 경기 활성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며 "경제의 기초여건을 강화하고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