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유럽연합)가 한국 선박의 불공정판매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국내조선업계와 EU간 조선 분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U 파스칼 라미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18일 유럽의회 산업 대외무역 조사 및 에너지위원회에서 "한-EU 조선협정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조선업 가격관행이 계속되면 WTO에 이를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한국 조선업계의 관행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경고했다.

EU는 그동안 한국이 조선소에 자금을 지원하는 국제 보조금 지급관행을 남용해 왔으며 낮은 가격을 선박을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와관련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10일 맺은 한-EU간 양자협약은 5월 중순 발동하는 잠정 합의사항"이라며 "양측이 WTO제소를 피해보자고 합의한 이후 일주일만에 이를 재론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선박수주금의 9%를 정부가 지원하고 있으나 우리는 보조금이 없다"고 밝혀 EU가 거론하고 있는 보조금 문제에 대해서도 불쾌한 심기를 나타냈다.

업계는 이번 EU 집행위원의 발언을 유럽선박시장에서 경합이 예상되는 여객선 LNG선 건조의 입지구축을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