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벤처기업으로 옮겼다가 옛 직장으로 되돌아오는 "유(U)턴"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태원 SK(주) 회장이 유턴맨들의 재입사를 적극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SK(주)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직원들과 점심을 들면서 의견을 교환하는 "직원들과 대화" 시간에 조직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벤처로 옮기거나 벤처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일이 모두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벤처 열풍이 분 이후 10여명이 벤처로 이직했으나 아직 되돌아온 사례는 없다.

SK(주)는 최고 경영자의 유턴 허용의사가 분명한데다 인사제도를 개편,팀장들에게 사원채용권한을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조만간 유턴 사례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삼성 현대 LG 등 대기업들은 유능한 인력들이 재입사를 희망할 경우 전향적으로 검토키로 했으며 삼성물산은 이미 재입사를 신청한 경력사원 3명을 입사시켰다.

재계는 코스닥 시장의 거품이 빠질 조짐을 보이면서 수익성이 낮은 벤처기업으로 옮긴 대기업 출신 직원들의 유턴 시도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벤처기업 내부에서도 우량 벤처기업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지만 상당수 대기업 출신 직원들은 대기업의 기업문화에 염증을 느끼고 있어 실제 돌아갈 직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상사에서 유명 포털사이트 업체로 옮긴 한 직원은 "우량 벤처로 옮기지 못한 벤처맨들이 오프라인 기업으로 돌아갈 것"이라면서도 "의사결정이 늦고 복사 등 잔무에 더 바쁜 대기업으로는 다시 가기 싫다는 게 벤처맨들의 정서"라고 말했다.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