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이 단기부동화되면서 기업의 자금조달 형태가 초단기화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감소세를 보였던 기업어음(CP) 발행이 올들어 크게 늘고 있다.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빼낸 CP 순발행액은 지난해 12월 11조8천억원의 감소세에서 올 1월엔 4조5천억원의 증가세로 돌아선데 이어 2월 2조1천억원, 3월 2조2천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CP는 단기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기업이 발행하는 약속어음이다.

특히 만기가 보름 미만인 초단기 CP 발행이 급증하는 추세다.

증권사에 의해 중개된 CP 물량 가운데 15일 미만짜리 비중은 지난 1월 44.6%에서 2월엔 45.8%로 늘어난데 이어 3월엔 51.2%로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ABS(자산유동화증권)를 제외한 기업의 회사채발행은 감소하고 있다.

회사채순발행액은 지난 1월 2조원이 감소한데 이어 2월과 3월에도 각각 1조8천억원과 1조5천억원 축소됐다.

CP가 기업의 단기자금 확보창구라면 회사채는 만기 3년의 장기자금 조달 수단이다.

기업자금조달이 초단기화되는 것은 장단기금리 격차가 벌어짐에 따라 회사채에 비해 CP의 금융비용이 낮기 때문이다.

3개월짜리 CP 금리는 연 7.45~7.5%로 3년짜리 회사채 금리(9.9~10%)를 크게 밑도는 실정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단기조달 비중이 높아지면 자금시장에 일시적인 경색현상이 일어날 경우 갑작스런 자금압박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위원은 "기업 자금조달 단기화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자금시장의 안정성이 약해질 것"이라며 "콜금리 인상을 통해 장단기 금리차를 줄이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