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남북정상회담 개최 발표를 계기로 한동안 잠잠했던 "대북진출"에 재시동을 걸고있다.

LG상사에서 북한투자를 담당하는 이종근 부장은 10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발표를 듣자 즉각 중국 베이징 지사의 장경환 부장을 전화로 불렀다.

이 부장은 그동안 추진해온 컬러TV 합영사업과 가리비양식사업 등을 점검한 뒤 향후 투자사업 확대건을 논의했다.

이 부장은 베이징과 통화를 끝낸 뒤 북한담당 팀원들을 소집했다.

"경공업분야 시범투자사업외에 사회간접자본시설(SOC) 투자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팀원들의 의견을 모아 경영진에 보고했다.

LG는 경공업과 정유 화학 등을 중심으로 짠 단계별 대북진출계획을 일부 수정,SOC분야에 적극 투자할 것을 검토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북한관련 부서 직원들을 긴급 소집,투자대책을 논의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TV와 전화기 카세트 등 임가공 사업을 추진키로 북측과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달 베이징에서 "삼성-조선 콤퓨터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삼성측은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인해 삼성전자가 추진중인 남북경협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본다"며 "전자제품 임가공사업 및 소프트웨어 협력사업의 추진결과를 보고 사업확대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재계는 다소 침체됐던 남북교역을 이번 발표를 계기로 활성화시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남북경협위원회에 소속된 북한출신 기업인중 장치혁 고합 회장 등 3~4명이 다음달중 북한을 방문,대북투자사업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박권상 평화자동차 사장은 10일밤 북한에 들어가 현재 북한에 짓고 있는 자동차 합작공장 건설공사를 점검한 뒤 북측의 분위기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북교역 사업은 지난 8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95년 2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교역증가의 속도는 더딘 편이었다.

99년 남북간 교역실적은 반입 1억2천1백60만달러,반출 2억1천183억달러로 총 3억3천3백44만달러로 집계됐다.

작년말 현재 대우 등 38개 기업이 정부로부터 협력사업자 승인을 받았다.

대우의 남포공단내 삼천리총회사와의 합영사업과 현대의 금강산관광사업 등이 대표적인 협력사업이다.

정구학 기자 cg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