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인천국제공항 건설사업과 관련한 입찰 절차를 둘러싸고 빚어진 한국과 미국간의 다툼에서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이 WTO에 제소된 뒤 판결에서 이긴 것은 처음이다.

외교통상부는 9일 WTO 분쟁해결기구패널이 최근 8조원 규모의 인천국제공항 건설공사 조달절차와 관련한 한.미간 분쟁에 대해 한국측 입장을 받아들인 최종 보고서를 두 나라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WTO 패널은 이 보고서에서 인천국제공항 건설사업 시행자인 인천국제공항공사(옛 신공항건설공단)가 WTO 정부조달협정(GPA) 대상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조달절차를 WTO 협정에 따를 필요가 없다고 판정했다.

미국은 99년 2월 당시 신공항건설공단이 인천국제공항 건설 입찰을 진행하면서 외국기업의 단독 입찰을 막고 한국기업과 공동으로,또는 한국기업의 하도급 형태로만 참가토록 한 것은 명백한 GPA 위반이라며 WTO에 제소했다.

GPA는 일정규모 이상의 정부 공사는 반드시 국제 경쟁입찰을 실시토록 한 협정을 말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이 국제분쟁에서 패한 적이 거의없기 때문에 WTO 상소기구에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도 "향후 국내 공공사업 수행뿐 아니라 한국 정부가 진행하는 조달절차의 대외신뢰도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