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회사인 S사의 자재부장 K씨는 요즘 사장실 출입이 부쩍 잦아졌다.

이 회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주가관리 전략을 짜는데 사장이 자재부장을 찾는 것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정은 이렇다.

"자재부장으로서의 업무 외에도 홍보와 IR업무까지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에 대한 지식도 경험도 없습니다. 사장님은 주가가 왜 이 모양이냐고 하면서 대책을 내놓으라고 다그칠 뿐입니다"

K씨가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지금까진 특별한 홍보나 주가관리 전략이 필요치 않았습니다. 저희 회사 제품은 주로 전자부품 생산업체에 납품되기 때문이죠.직접 소비자를 만날 필요가 없으니 광고나 홍보가 중요하지 않았지요.
게다가 주력제품은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서 앞으로도 판매가 잘 될 겁니다. 주가만 아니면 걱정할 게 없는 회사입니다"

K씨는 주가 때문에 골머리를 앓게 된 것이 거래소시장의 침체와 코스닥의 급신장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벤처열풍이 시중자금을 코스닥으로 몰아가면서 거래소의 알짜기업들이 찬밥신세가 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지난 2월9일 코스닥 거래대금이 거래소를 넘어섰다.

3월10일엔 거래대금이 5조6천억원으로 불어나 지난 98년말 55억원에 비해 1천배 가량 증가했다.

또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코스닥 등록기업 중 벤처기업은 1백73개로 38%였지만 이들 기업의 거래대금은 74조원으로 총 거래대금의 70%에 달해 코스닥시장이 벤처기업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한다.

이쯤 되면 주식투자자금의 상당부분이 코스닥 벤처기업에 몰리고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K씨의 고민을 해결해 줄 방법은 무엇인가.

거래소와 코스닥이라는 전체 시장차원을 떠나 개별기업 차원에서 해결방법을 찾아보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벤처기업들을 보라.

이들 중 대부분은 사업시작 때부터 홍보와 IR전략을 수립한다.

전통기업의 벤처기업화가 최근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기업들이 홍보 자금 인력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벤처기업의 강점을 배워야 한다는 얘기다.

사업내용을 효과적으로 알려 투자자들로부터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평가받기 위해선 벤처기업처럼 철저한 전략수립과 실천이 필요하다.

장경영 벤처중기부 기자 longru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