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건동 서울대 의과대학 연구동 별관.

이곳 3층에 낡아 보이는 벽면이 인상적인 유전자이식연구소가 있다.

이 연구소는 코스닥 최초의 본격 생명공학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마크로젠(대표 서정선)의 사무실이기도 하다.

마크로젠은 지난 1997년 서울대 의대 서정선(47) 교수와 유전자이식연구소 연구원들이 녹십자 한국기술투자(KTIC) 제일제당 동양창업투자 등의 자금지원으로 만든 벤처기업이다.

서울대 의대에서 생화학 전공으로 학.석.박사 학위를 받은 서 교수는 유전자이식연구소장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유전자 조작 생쥐를 생산하는 업체로 많이 인식돼 있다.

실제 이때까지 매출액의 대부분을 이 생쥐와 연구용역으로 채웠다.

하지만 유전자 생쥐는 전체 사업의 작은 부분이라고 마크로젠측은 말한다.

서울대 미생물학과(88학번) 석사인 정현용 선임 연구원은 마크로젠의 사업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인간은 30억개에 달하는 디옥시리보핵산(DNA) 염기를 갖고 있다.

이 배열과 변이를 밝히는 게 "인간 게놈프로젝트"다.

이 가운데 인간의 특질을 반영하는 유전자는 약 10만개로 추정된다.

이 유전자를 찾아내 그 기능을 밝히는 것이 마크로젠이 추구하는 사업이다.

전세계가 초를 다투며 "신금광찾기( Neo Gold Rush )"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에 매달리고 있다.

질병와 죽음에 관계되는 유전자를 찾아 조정할 수 있다면 그 의학적 가치는 엄청나기 때문이다.

먼저 마크로젠은 "생물정보학( Bioinformatics )" 사업을 벌이고 있다.

30억개의 염기서열을 알파벳으로 생각하면 전화번호부 2백개에 들어갈 만큼 방대한 양이다.

한 사람이 1초에 하나씩 읽어간다면 1백년이 걸릴 정도.

마크로젠은 이 중에서 핵심 유전자를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로 성과는 미미하다.

다음은 DNA칩 사업이다.

DNA칩은 수백에서 수만개의 유전자를 고밀도로 집적.배열해 놓은 손톱 크기의 고형체(특수 유리)다.

역시 대량의 유전자 기능을 짧은 시간에 파악하기 위한 용도로 쓰인다.

유전자 성분을 투여한 뒤 칩의 색깔 변화를 보고 <>유전자의 발현해석 <>유전자 진단 <>의악품 효능 테스트 <>질환 진단 등을 할 수 있다는 것.

이 회사는 현재 4백가지 유전자를 동시 검사할 수 있는 연구용 DNA칩을 판매하고 있다.

조만간 2천4백가지 유전자를 포함하는 칩을 선보일 예정.

이 유전자들은 한국인에서 분리한 것(한국인 유전체 분석 프로젝트).

따라서 한국인에게 많이 생기는 질병의 조기 진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칩으로 올 상반기까지 5억원,내년에는 6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이 가장 많이 알려진 생쥐를 통해 실제적인 생체안에서의 유전자 역할을 알아내는 사업이다.

특정 유전자를 이식받거나 빼낸 생쥐의 변화를 관찰하고 분석해 유전자가 어떤 기능을 갖고 있는지 가려내는 것.

마크로젠은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를 이식,특정 부위에 암을 일으키거나 당뇨병이 걸린 쥐 등을 개발했다.

현재 이 생쥐들을 주문 생산해 연구소 등에 공급하고 있다.

서 교수는 "이 세 가지 사업 프로젝트로 유전자의 기능을 파악해서 얻은 데이터베이스로 개인별 예측 의학 사업을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즉 "당신의 유전자를 보니 1년 뒤에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당신의 유전자엔 이런 처방을 써야 된다"는 식으로 알려줄 수 있는 유전자 의학 정보회사가 되는 것이 마크로젠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그는 강조했다.

(02)740-8963

서욱진 기자 venture@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