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한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비난하는 무역보고서를 내고 유럽연합(EU)이 지식재산권보호 문제를 새로운 통상현안으로 제기하는 등 주요 무역상대국의 통상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1일(현지시간) "2000년도 국별 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양국간 통상현안인 농산물 제약 자동차 철강 등 12개 분야에 대한 한국정부의 추가 시장개방 조치를 촉구했다.

일본 통상산업성도 "2000년 불공정 무역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소극적인 지식재산권 보호조치와 외국인 투자제한, 대일문화 규제 등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EU도 "텔레토비 등 캐릭터와 구치 루이뷔통 등 유명 브랜드가 허가없이 무차별적으로 위조.도용되는 사례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며 지재권 보호문제를 새로운 통상 이슈로 제기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주요 교역대상국들이 한국의 경기회복세에 맞춰 그동안 자제해 왔던 무역통상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관련 부처들과의 협의를 통해 조기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USTR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주요 교역국중 가장 거래하기 힘든 상대라고 지적하고 자동차 및 제약, 농산물, 공공조달시장, 지식재산권 시장에서의 적극적인 시장개방 조치를 요구했다.

일본 통산성도 보고서에서 한국이 지식재산권협정(TRIPs)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조사, 추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U는 유아 교육용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텔레토비" 캐릭터와 루이뷔통 구치 베르사체 등 유명 브랜드가 한국의 재래 및 신흥 대형상가에서 무단으로 위조.도용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단속 강화를 촉구했다.

또 <>유사상표에 대한 제한적인 법적 해석 <>위조상표 단속요원의 부족 <>불법 복제에 대한 처벌 미약 <>수개월씩 걸리는 구제절차 기간 등이 불법 복제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법적 해석문제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EU측이 전례없이 지재권 보호를 요구하고 나서고 있어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며 "곧 특허청및 경찰, 검찰 등 관련부처와 회의를 갖고 조기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