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메이 데이는 한달이나 남았는데 벌써 산업계에 파업 열풍이 몰아불고 있다.

진앙은 자동차업계다.

대우자동차 노동조합은 이미 파업에 들어갔다.

쌍용자동차도 파업을 결의했다.

회사를 해외에 매각하지 말아달라는 요구다.

이번주에는 현대자동차가 임.단협 결렬을 이유로 파업에 들어간다.

3일부터 부분 파업을 시작하지만 6일부터는 전면 파업이다.

기아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대우차 파업에 대한 동조 의미도 담고 있다.

뿐만 아니다.

서울지하철 전국버스 철도노조 등이 잇따라 파업을 결의하거나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정부는 불법 파업을 엄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러나 총선이 코앞에 다가와 있다.

제 목소리를 관철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기회라는게 노조측의 판단이다.

산업계가 파업의 열풍에 휩싸이면 경제는 당장 타격을 받는다.

무엇보다 무역수지가 문제다.

이미 무역수지 흑자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입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서다.

산업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3월중 무역 흑자 규모는 3억8천2백만달러.

2월에 비해 훨씬 줄었다.

정부가 잡아놓았던 1백20억달러의 흑자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 같다.

여기에 파업 돌풍이 몰아분다 치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수출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갈수록 떨어지는 원화 환율도 그중 하나.

원화 환율은 달러당 1천1백6원까지 떨어졌다.

국내 은행들은 외환시장이 열리지 않는 지난주 토요일에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원달러 매매기준환율을 서둘러 2~3원씩 더 낮췄다.

일부 은행은 달러당 1천1백3원으로 고시했다.

달러 공급이 여전히 많은데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이 국제금융시장에서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도 원화 환율 하락 추세는 계속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오는 6일에는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가 열린다.

아직 경기 과열이나 인플레이션 징후는 없다는게 정부의 판단.

따라서 단기 정책금리(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

그렇지만 경기 과열논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한국이 과열없는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올해중 0.5~0.75%포인트의 콜금리 인상과 원화절상을 병행하는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처방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몇가지 협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삼성자동차 채권단과 프랑스 자동차업체 르노와의 협상이고 다른 하나는 유럽연합(EU)과 벌여온 조선협상이다.

모두 타결 가능성이 높다.

삼성차 매각 협상은 3일 서울에서 열린다.

양측은 이미 지난주 프랑스 파리에서 협상을 갖고 의견차를 많이 좁혔다.

매각금액도 6천억원선으로 접근됐다는 소식이다.

이번 협상이 삼성자동차의 운명을 결정짓는 자리인 셈이다.

협상 타결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외국 자동차회사가 국내에 처음으로 다수 지분으로 상륙해 생산기지를 확보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하다.

조선협상도 막바지다.

양측이 모두 최종안을 내놓은 상태다.

문제는 서로가 이 최종안을 받아들이느냐는 것.

두 정부 사이에는 합의의 움직임이 있다.

하지만 EU 조선업계가 한국 조선산업을 세계무역기구(WTO)까지 끌고 가겠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어 변수는 남아 있다.

산자부는 3일 자동차공업협동조합에서 김영호 장관 주재로 자동차산업 경쟁력강화회의를 연다.

3개 회사가 해외 매각을 기다리고 있는 묘한 시점에 열리는 회의다.

자동차산업의 주무부처인 산자부가 그동안 국내 자동차회사의 해외 매각에 대해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던 터여서 어떤 얘기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호 기자 jhkim@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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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포인트 ]

<>3일 - 삼성차 채권단-르노 협상
- 산자부, 자동차산업경쟁력 강화회의(자동차공업 협동조합)

<>4일 -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금융시장 위원회 개최(~5일, OECD본부)

<>6일 -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

<>7일 - 거시경제종합점검회의(재경부)
- 선박용 엔진통합법인(HSD) 출범 기념식(창원본사)

<>주중 - 자동차업계 노조, 전국버스 노조 등 파업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