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연내에 벤처지주 회사로 변신한다.

삼성물산의 분사전략에 따라 이 회사 인터넷 사업팀들이 잇따라 서울 태평로 본사 빌딩을 떠나고 있다.

이 회사의 인터넷 건강의료 서비스업체인 케어캠프닷컴(www.carecmp.com)은 지난달 말 서울 강남 테헤란밸리에 새 둥지를 틀었다.

화학분야 전문 전자상거래업체인 캠크로스닷컴(www.chemcross.com)도 지난 16일 회사를 떠났다.

지난 22일에는 국내 최초의 사내벤처캐피털인 골든게이트팀도 벤처밸리로 빠져나갔다.

골든게이트팀은 www.e-goldengate.com으로 도메인을 바꾸고 골든게이트벤처스라는 간판으로 24일 입주식을 가졌다.

인터넷음악방송 두밥닷컴(www.Doobob.com)도 내달중 이사짐을 싸게 될 예정이다.

켐크로스의 차선녕부장은 "켐크로스는 국내외 화학제품 메이커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독립기업"라며 "삼성의 한 사업부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 사무실을 옮겼다"고 말했다.

케어캠프의 이상호 대표도 "삼성물산이 42%로 최대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완전한 별개 사업체"라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재윤 박사는 "인터넷기업은 광범위한 유저그룹의 형성이 성공의 관건"이라며 "사업기반을 갖춘 단계에서는 모기업을 벗어나는 것이 성장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삼성물산도 "21세기 경영체제 기본방향"이라는 내부보고서를 통해 "지주회사는 분권화와 집권화를 적절히 조화시켜 스피디한 전략형 의사결정체제라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본사는 구체적인 경영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전략적 관리업무를 맡게 되고 자회사는 자율과 책임하에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하는 역할분담이 분사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를 위해 분사 지원데스크를 신설,회사설립에 필요한 모든 일을 지원하고 있다.

이 회사 김신 이사보는 "분사되는 자회사에 대해 삼성물산은 1대 주주로서 지위를 유지한다는게 기본 원칙"이라며 "연결재무제표에 의해 자회사의 매출및 손익이 모회사에 귀속돼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기업가치를 높힐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자회사 설립시 다른 회사로부터 출자를 받는 것은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합리적인 만큼 1석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가 없는 미국과 영국의 경우 각 사업체의 이해관계에 구애받지 않고 최적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는 장점때문에 지주회사 체제가 일반화돼있다.

메릴린치증권의 기업분석가인 빌 숀 부장은 "인터넷기업의 분사전략은 선진국에서는 보편적인 경영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