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먼델 < 교수 >

미국경제는 역사상 유례없는 장기호황을 지속하고 있다.

지속적인 세율인하로 실업률이 낮아진데다 인플레 걱정도 나타나지 않았다.

개방정책을 통한 상품과 자본이 지속적으로 유입됐다.

유로화의 출현으로 국제통화 질서가 안정을 회복한 것도 고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아시아 금융위기를 피해간 일본 싱가포르 중국 대만 홍콩 등은 몇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관성있는 목표로 금융정책을 유지해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이 높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상당한 수준의 외환보유고를 확보, 외채의 부담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배후에는 구조적인 문제점뿐 아니라 엔.달러 환율의 불안정성이 상존하고 있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달러화를 사용하는 미국에서는 자본이 투기적 공격없이 수익률에 따라 이동한다.

유럽도 유로의 출범이후 환율이 유로에 고정돼 있어 악성 투기자본의 이동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엔.달러 환율의 불안정성이 존재하는 아시아 지역은 사정이 다르다.

따라서 아시아 국가들은 투기자본이 유발하는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달러 유로 엔 등 세가지 기축통화를 바스켓으로 하는 가칭 아시아공동통화(ACU:Asian Currency Unit)의 도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ACU에서 달러와 유로 엔의 비중은 45%, 35%, 20% 정도될 것이다.

아시아 각국들이 ACU에 자국통화를 고정하는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한다면 불안정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가칭 AMF(Asia Monetary Fund)를 만들어 아시아 지역에서 IMF의 기능을 대신하게 하는 방안도 고려해볼만 하다.

예컨대 쌀이나 원유같은 상품을 예치하고 인출권을 부여하는 방법등이다.

AMF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또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국가들끼리 통화통합부터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 이후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연계를 확대해 나가면 된다.

물론 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IMF 미국 등과의 정치적인 역학관계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정리=박해영 기자 bono@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