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가 하루 1백45만여배럴의 원유증산에 합의함으로써 국제 원유 수급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세계원유 수요는 현재 하루평균 7천5백만배럴이나 생산은 7천3백만배럴에 그쳐,2백만배럴이 부족한 상태다.

OPEC의 증산결정으로 멕시코 노르웨이등 비OPEC국가들도 증산에 나설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내달부터는 세계원유시장에서 수급균형상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국제유가도 지난 1년간의 오름세를 멈추고 하향안정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증산합의 배경=고유가가 원유 소비국들과 생산국들에게 이득이 되지 않을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세계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세계최대 소비국인 미국의 증산압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OPEC은 고유가로 석유수입국들의 경제가 타격을 받고 석유수요가 줄어들 경우, 석유수출감소라는 역효과를 낼 것으로 우려해 증산조치를 내렸다.

미국은 유가폭등세로 물가안정기반이 흔들릴 위험이 나타나자 "저물가 고성장"의 신경제를 지속시키기 위해 산유국들에 대해 그 어느때보다 강하게 증산압력을 가해왔다.

빌 리처드슨 에너지장관이 중동산유국을 순방하고 클린턴대통령은 수시로 증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미국의회도 담합감산으로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OPEC국가들에 대해 무기공급축소등의 결의안을 채택,OPEC을 압박했다.

미국은 2백만배럴 이상의 증산을 촉구했다.

이에대해 사우디아라비아등 주요 OPEC국가들은 지난해 감축한 하루 1백70만배럴을 원상태로 복구시키자는 선에서 의견일치를 봤다.

그러나 이란이 끝까지 1백20만배럴 증산을 고집해 27일 시작된 OPEC각료회담이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결국 OPEC은 만장일치 합의라는 전통을 깨고 이란을 제외한 채(이라크는 유엔제재로 합의대상이 아님) 하루 1백45만배럴 증산에 합의했다. 이란은 그러나 독자적으로 증산을 실시한다.

<>유가전망=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20-25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관련,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우리는 유가가 급격하게 변동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배럴당 20~25달러를 적정수준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비OPEC회원국인 멕시코와 노르웨이등도 OPEC의 증산방침에 동조,조만간 증산량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합의대열에서 이탈한 이란도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독자적인 증산을 실시하기로 결정,향후 원유 수급전망은 밝은 편이다.

미국 석유산업협회는 "증산합의로 유가는 하향안정세로 접어들 것이 확실시 된다"며 "현재 25달러대인 브렌트유값이 조만간 배럴당 21~22달러로 떨어지더라도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창 기자 char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