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 대만을 비롯한 이 지역 유화업계에 신증설 바람이 불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6년이후 연기 혹은 보류했던 동아시아 지역 대형 유화업체들이 최근들어 설비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이는 유화제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데다 최근들어 제품 가격이 지난해초보다 2배 이상 폭등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호남석유화학은 내년말까지 1천2백억원을 들여 전남 여천 공장에 연산 20만t규모의 에틸렌 제조설비를 증설, 연산 능력을 46만t에서 66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와 별도로 7백억원을 투입, 여수석유화학단지에 있는 제 1공장에 연산 20만t 규모의 플로프로필렌(PP)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이밖에 9백억원을 들여 연산능력 4만t규모의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지난해 한화와 대림의 자율빅딜로 통합한 여천NCC사도 납사크래커를 증설, 현재 1백30만t 정도인 에틸렌 생산규모를 내년에는 1백50만t 규모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석유화학은 외환위기이후 중단했던 시설투자를 에틸렌 관련 유도품 제조공장을 중심으로 재개, 상업생산을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한국바스프도 앞으로 3년간 4억유로달러를 들여 폴리우레탄 원료공장 등을 증설키로 하고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마련중이다.

대만의 포모사는 오는 8월부터 연간 90만t규모의 에틸렌공장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태국의 ROC와 TOC도 각각 연산 20만t, 35만t규모의 에틸렌 공장을 돌리고 싱가포르 엔손모빌사도 연산 능력 80만t규모의 설비를 가동할 계획이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고유가 현상으로 오일머니가 풍부해진 중동지역의 유화업체들도 그동안 보류했던 유화부문 투자를 재개할 움직임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양펫사와 페트로켐야사는 각각 연산 80만t규모로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카타르도 2002년까지 미국의 필립스사와 합작으로 60만t규모의 에틸렌 시설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또 세계 최대 석유화학 제품 수입국인 중국도 96년 시작된 제 9차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지난해부터 유화생산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외국자본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유화경기가 회복세를 타면서 일부 원료의 공급부족현상이 빚어지고 있어 관련업체의 투자가 당분간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