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된 무역수지적자 탓에 미국 달러화 가치가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폴 크루그먼 MIT 교수가 26일 경고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미국이 막대한 무역적자를 계속 견딜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한 무역수지 적자가 현재보다 적었던 지난 85~87년에도 독일 마르크나 일본 엔화에 대해 달러화의 가치가 40% 이상 폭락한 점을 들며 이같은 사태가 재연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해외 투자가들이 달러화 강세가 10년은 더 지속될 것으로 믿고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것은 올바른 판단이 아니라고 충고했다.

그는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를 볼 때 달러 강세가 10년이나 지속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해외투자가들이 이점을 가볍게 여기다 벼랑 끝을 걷어왔다는 점을 깨달을 때면 해외투자가는 물론 외국자본의 유입에 익숙해진 미 금융시장도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외국 자본의 유입으로 메워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금융시장은 미시적 전략에만 치중해 무역수지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라며 "인생처럼 경제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dialec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