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은 27일 정몽헌 회장을 그룹 회장인 현대 경영자협의회 단일회장으로 공식 선언했다.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부문 경영에 전념하고 정몽헌 회장은 중공업을 제외한 전자 건설 증권 등 나머지 부문을 총괄하게 됨에 따라 현대의 소그룹 분할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이날 오전 7시40분부터 10여분간 서울 계동 사옥에서 정몽구.정몽헌 회장과 사장단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현대경영자협의회에서 "앞으로 경영자협의회 회장은 정몽헌 회장 단독으로 한다"며 정몽헌 회장의 단독회장제체를 공식화했다.

정 명예회장은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여러가지 일로 바쁘기 때문에 정몽헌 회장이 단독으로 경영자협의회 회장을 하더라도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또 "배후에는 제가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일은 저하고 의논할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몽구 회장은 정 명예회장이 회의장을 퇴장한뒤 사장단에게 "정몽헌 회장과 각사가 협조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바란다"고 말해 정 명예회장의 뜻을 전면 수용했다.

이에 따라 지난 14일 정몽구회장의 이익치 증권회장 교체로 촉발됐던 현대인사파문은 13일만에 일단락됐다.

김재수 구조조정위원장은 이날 경영자협의회가 끝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집안문제는 장자인 정몽구회장에게,경영은 정몽헌회장에게 맡기겠다는 것이 정 명예회장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몽헌회장이 조만간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의 발전방향과 자신의 입장에 대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헌 회장은 빠르면 이번 주말에 있을 기자회견에서 현대그룹의 민주적 운영을 위한 자신의 구상과 함께 금융부문 강화, 인터넷 비즈니스 확대, 벤처기업 투자 및 전략적 제휴 등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종합적인 미래 경영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희수 기자 mh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