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의 고객돈을 횡령한 뒤 해외로 도피했던 청구상사 김석원(35) 회장이 도피 6개월여만에 귀국,경찰에 자수하기로 했다.

김 회장의 자수로 그동안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아 온갖 추측이 난무했던 고객투자금 1백86억원의 행방에 대한 수사가 급진전될 것으로 보여 총선을 앞둔 부산지역 정가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26일 해외도피중인 김 회장이 지난 24일 오후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수의사를 밝혔으며 27일 오전 김해공항으로 입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파이낸스 사태가 터진 지난해 9월 14일 오후 고객돈 11억여원을 인출해 동생인 김석인(33) 사장과 함께 싱가포르로 도주했으며 현재 태국 방콕에 머물고 있다.

김 회장의 귀국은 26일로 여권 유효기간이 만료돼 더이상 해외에 체류할 수 없게 된데다 해외도피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소시효가 중단돼 도피생활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경찰은 김 회장이 김해공항에 도착하는대로 체포, 그동안 중단됐던 수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청구상사가 4천여명의 고객으로부터 유치한 금액은 1만2천여건에 1천7백5억원이었으며 이 가운데 정상적으로 고객들에게 상환되거나 환매된 8백60억원과 계열사 설립자금, 부동산 매입자금, 회사직원들의 횡령금 등 1천5백19억원의 행방은 밝혀졌지만 1백86억원에 대한 행방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김 회장을 상대로 이 돈의 행방에 대해 집중 추궁할 계획이며 필요할 경우 이미 구속된 청구상사 감사 박모(39)씨와 전무 강모(35)씨 등과 대질신문도 벌이기로 했다.

그동안 문제의 행방불명된 돈 가운데 상당부분이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줄기차게 제기돼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ll@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