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23일 서울은행 처리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을 것을 지시함에 따라 금융감독위원회가 더욱 바빠졌다.

이용근 금감위원장은 "29일 주총에서 신억현 행장대행 체제를 유지하면서 부행장, 감사를 제외한 임기만료된 임원, 집행간부들을 퇴임시키고 새 임원을 보완할 것"이라고 23일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추진해온 새 최고경영자(CEO) 물색이 여전히 힘겨운데다 도이체방크에 대한 경영위탁제안도 여물지 않아 아직은 첩첩 산중이다.

당장 오는 29일 주총전까지 CEO를 구하기는 어렵다.

이에따라 금감위는 도이체방크에 행장 등 경영진 선임을 포함한 경영전권을 위탁한다는 방침아래 협상중이다.

도이체방크는 기술적지원(TA,Turn Around)으로 서울은행의 경영정상화를 돕는 역할을 제안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부실은행을 TA로 살려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정부는 몇몇 부서에 전문인력을 파견하는 단순한 TA만으론 한계가 있으므로 아예 위탁경영계약을 맺자는 매달리는 입장이다.

그러나 도이체방크가 실제 서울은행을 떠맡게 될지는 미지수다.

도이체방크가 우여곡절끝에 제일은행을 인수한 미국 뉴브리지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위탁경영을 맡아주면 정상화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지만 너무 과도한 요구를 들어줄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7개월간 위탁경영기관을 못구한 것도 해외 금융회사들이 정상화의 책임은 안지고 과실만 챙기겠다는 태도였기 때문이다.

금감위는 협상이 결렬되고 CEO도 못구하면 서울은행을 다른 은행에 합병시키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위원장은 서울은행 처리문제를 더이상 끌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오형규 기자 oh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