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다구치 < 사장 >

80년대 일본의 품질혁신기법인 다구치기법의 후계자들이 "로버스트 설계를 활용한 제품개발 6시그마(DFSS:Design for Six Sigma)"라는 독특한 제품개발 방법론을 들고 한국기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다구치기법은 일본의 기술전문가 겐이치 다구치 박사가 개발한 품질관리기법으로 포드 등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채용,오늘날 미국 제조업을 살려내는데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기법이다.

겐이치 다구치 박사의 아들인 미국 ASI컨설팅사의 신 다구치 사장은 다구치기법을 로버스트설계(robust design)로 발전시켜 이를 6시그마에 적용했다.

그는 한국에 이를 전파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한국ASI(대표 장기일)를 설립하고 최근 국내기업들을 잇따라 방문했다.

ASI는 1980년대초 일본기업이 고품질 저가의 자동차와 전자제품으로 미국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시기에 미국자동차회사들이 일본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세운 회사.

ASI는 겐이치 다구치 박사를 영입,미국 산업계에 다구치기법을 비롯해 통계적 품질관리(SPC),품질기능전개(QFD)등 다양한 품질기법을 도입했다.

미국 자동차업계는 다구치 박사의 공로를 인정,그의 이름을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정했다.

현재 ASI사는 생산현장 경험이 풍부한 20명의 전문컨설턴트들이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다구치기법을 전파하고 있다.

신 다구치 사장은 "6시그마의 핵심은 제품설계이며 한국기업들의 DFSS는 초보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 6시그마를 도입한 일부 기업들은 생산공정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지만 제품을 설계하며 공정까지 완성한 다음 품질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제품설계단계에서부터 소비자가 원하는 완벽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낼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제품제조와 구매 영업 애프터서비스등 돈을 많이 쓰는 부분에 경영자들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지만 이미 설계단계에서 구매와 제조 애프터서비스 비용이 90%이상 결정된다는 주장이다.

신 다구치 사장은 GE등 초일류기업들은 내부정비와 함께 외부고객만족에 눈을 돌려 DFSS단계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6시그마의 핵심이 바로 제품설계라는 얘기다.

미국의 제록스사 휴렛패커드 등도 로버스트 설계를 기반으로 한 DFSS를 채용,생산성을 극대화시켰다는게 신 다구치 사장의 주장.

지난 98년말 포춘지도 제록스 등 주요기업들이 로버스트설계기법을 활용한 사례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제록스가 이미지를 축소하거나 확대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이미지를 동시에 복사하고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수 있는 "DC265"복사기를 개발하는데 이 기법을 활용했다는 것.

다구치 사장은 한국이 로버스트기법을 활용하기에 적합한 단계라고 진단했다.

그는 "3년전 삼성SDI와 LG가 6시그마를 도입한 이래 주로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제 제품개발에서부터 DFSS를 활용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일류로 도약하는 단계에 있는 한국기업들에는 6시그마를 통해 독자적인 제품개발능력을 확보하는게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한국ASI전화 562-1552)

<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