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인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GM이 대우차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까닭은 이 회사가 아시아시장 점유율을 현재 4%에서 2004년까지 10%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GM의 원대한 아시아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계 제2의 자동차시장인 일본에서 발판을 굳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일본은 외국회사가 뚫고 들어가기 무척 어려운 시장이다.

GM도 미국 사업부는 물론 오펠(Opel)등 유럽자회사까지 동원해 일본시장 점유율을 높이려 했으나 큰 성과가 없었다.

그래서 최근 전략을 바꿔 지분참여방식을 택하고 있다.

GM은 이미 이스즈(Isuzu)및 스즈키(Suzuki)의 지분율을 각각 49%와 10%로 올렸으며 지난해말엔 스바루(Subaru)자동차를 만드는 후지중공업의 지분 20%를 살 것이라고 발표했다.

GM이 지분참여를 하고 있는 이스즈,스즈키,후지중공업과 GM 및 오펠의 시장 점유율을 모두 합치면 약 18%에 달한다.

즉 GM은 5백90만대의 거대한 일본 시장을 38% 점유하고 있는 도요타에 이어 사실상 이미 제2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닛산(Nissan)및 혼다(Honda)의 점유율은 각각 13%와 12%에 지나지 않는다.

GM은 도요타와 함께 연료전지를 개발키로 했고 혼다와는 엔진을 교환하기로 합의하는 등 업무제휴도 활발하다.

또한 인터넷을 바탕으로 한 거대한 부품조달시장을 구축키로 하고 도요타와 혼다에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은 GM 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자동차회사들도 불황으로 말미암아 주식값이 떨어진 틈을 타서 주식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일본에서의 위치를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포드자동차는 이미 마즈다(Mazda)의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프랑스의 르노(Renault)도 닛산의 실질적인 주인이 됐다.

그래서 이제는 거꾸로 일본사람들이 "GM케이레츠(계열)"등의 말을 써가며 GM을 비롯한 외국 회사의 공격적인 전략에 대해 두려움을 나타내고 있다.

GM은 이미 오스트레일리아의 자동차 회사 홀덴(Holden)의 지분을 1백% 갖고 있고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태국에서도 올해안에 자동차생산을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일본의 파트너들이 자사의 약점을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회사들은 GM이 갖고 있지 않은 기술과 신제품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GM은 이미 스즈키와 함께 아시아 및 유럽시장을 겨냥한 소형차모델을 두개 개발했다.

또 제휴회사들의 도움으로 아시아인들을 위한 경제적인 자동차를 몇개 더 내놓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GM은 앞으로 2년안에 제휴회사의 잉여시설을 활용,일본에서 자동차를 직접 생산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일본기업 입장에서 GM과의 제휴는 자사 입지를 강화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GM과 후지중공업의 거래가 성사된 이후 후지중공업과 스즈키는 엔진크기가 6백60 이하인 미니카 부문에서 협조하고 있다.

후지중공업은 자사의 강점인 네바퀴굴림차에 집중하기 위해 미니카의 설계 및 생산의 상당부분을 스즈키에 맡기고 싶어한다.

후지중공업의 다나카 다케시 사장은 최근 버스 생산을 위해 이스즈와 히노(Hino)가 설립한 합작회사에 자기회사가 참여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GM은 어느 덧 일본최대의 터줏대감 도요타가 바싹 긴장할 만큼 일본시장에 깊이 파고 들고 있는 것이다.

< 유필화 성균관대 경영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