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참여연대의 친선무드가 재계 화제다.

"구본무 LG회장은 재벌총수중에서 가장 열려 있는 뛰어난 경영자다"

주총시즌을 맞은 대기업들에는 껄스러운 존재로 알려진 장하성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고려대 교수)의 평가다.

LG측도 참여연대에 호의적이다.

장 교수는 17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LG측과 데이콤 지배구조문제를 협의하면서 구 회장은 흔히 말하는 황제적 총수와는 스타일이나 실질적인 업무처리 등에서 분명히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투명경영이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시대흐름을 제대로 짚고 있을 뿐 아니라 우수한 전문경영인을 믿고 과감하게 일을 맡길 줄 안다" 평소 재벌에 대해 대체적으로 삐딱한 시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장 교수의 총수론치고는 "최상급"이다.

"강유식 LG구조조정본부 사장이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참여연대와 협의하는 자리에서 바로 결정하는 것을 보고 단번에 알아챘다"고 구 회장의 경영스타일에 대해 극찬을 했다.

장 교수는 이어 "강 사장 또한 전문경영인으로서 총수개인에 대한 충성심보다는 기업이 지향해야 할 점을 명쾌하게 선정하고 망설임없이 그대로 행동에 옮겼다"면서 "이런 경험을 여러차례하면서 개인적으로 강 사장에 대한 존경심마저 갖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참여연대는 소액주주를 대표해서 LG 간판기업인 데이콤의 이사회멤버 절반을 사외이사로 채우고 감사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등을 놓고 LG고위경영진과 자주 접촉해왔다.

장 교수는 "이 과정에서 구 회장은 자신이 직접 참여연대와 머리를 맞댈 수 있다는 열린 자세를 보여주었다"면서 "한국적 현실에서 결코 흔치않다"고 말했다.

장 교수와 강 사장은 개인적인 친분을 쌓을 정도로 관계가 돈독해졌다.

장 교수는 "참여연대는 데이콤의 투명경영 실천의지를 해외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으며 나스닥 상장을 추진토록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LG팬이 됐다.

강유식 사장도 장 교수에 대해 "막상 대화를 해보니 유연한 사고를 갖고 있으며 기업의 본질적 이슈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판단하고 있었다"면서 "아무나 들려줄 수 없는 고언을 스스럼없이 해줄수있는 훌륭한 경영조언자를 얻었다"고 만족해했다.

참여연대측은 지난 7일 데이콤 투명경영 선포식에서 "우리제안이 1백% 다 받아들여지리라곤 기대를 안했다"면서 "고맙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오는 22일 열리는 데이콤주총에 참석하나 타회사와 달리 현안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계획대로 잘 시행하기를 당부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는 참여연대에 화답하듯 자산 2조원이 넘는 전자 화학등 5개 상장계열사의 감사위원회 위원 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키로 하는 등 경영투명성 확보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또 재무 분야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달하는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진식 기자 jsyo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