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은 16일 브뤼셀에서 사흘째 계속된 조선협상을 타결짓지 못한 채 가까운 시일 안에 협의를 재개키로 합의했다.

한국측 수석 대표인 이희범 산업자원부 차관보는 이날 회의에서 대부분의 의제에 의견 접근이 이뤄졌으나 EU측이 협상 결과에 대한 내부 검토 시간을 요구해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피터 칼 EU 집행위 통상국 부총국장이 이끈 EU 대표단은 유럽 조선업계가 한국 조선 업계를 상대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겨냥한 EU 기업 피해 구제 제소를 낼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강조하고 조선 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중단과 유럽 조선수주 자제를 끝까지 요구했다고 이 차관보는 전했다.

그는 이와 관련 시장경제 원리에 따른 금융 업체들의 자율적 지원과 민간 기업의 수주 활동에 정부가 관여할 수 없으며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기업 회계와 금융 지원이 투명해졌다는 우리측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상 결과를 토대로 EU 집행위가 업계와의 논의를 거친 후 협상 타결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오는 25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EU 고위급회담에서 후속 회담 개최 일정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과 EU는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과 올 2월 파리와 서울에서 두차례 실무 협의를 가졌으나 입장이 맞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조선 분야는 한국과 EU의 최대 통상 현안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