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은 큰 바다를 건너는 돛단배와 같다.

예기치 못한 돌풍에 휩싸여 언제 파선할지 모른다.

모험의 사선을 넘어 신대륙을 찾으면 엄청난 금과 향료를 구할 수도 있겠지만...

이들 기업에 돈을 대는 벤처캐피털도 모험을 감수하기는 마찬가지.1980년대 벤처캐피털 초창기 시절이다.

상당수 벤처캐피털이 중소기업에 의욕적으로 투자했다가 거덜이 날 뻔했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부도를 내는 기업이 많았기 때문.요즘은 이런 경우가 줄었지만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

몇몇 벤처캐피털은 투자기업의 3분의 1 정도가 문을 닫거나 부도를 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벤처캐피털은 위험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그것이 경영의 핵심목표일 수도 있다.

이런 면에서 한솔창업투자(대표 이순학)와 우리기술투자(대표 곽성신)의 투자행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패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솔창투가 현재 투자중인 업체는 43개.이 가운데 부도를 냈거나 문을 닫은 업체는 한 곳도 없다고 회사측은 밝힌다.

우리기술투자 역시 42개사에 투자중이지만 조업을 중단한 업체는 1개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큰 이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한솔창투는 53억원,우리기술투자는 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올해 예상 순익은 각각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투자기업중 잘 나가는 업체가 많아서다.

한솔창투는 실리콘밸리의 MD를 비롯해 세계적인 복합소재업체 한국화이바,인터넷게임업체 지오인터랙티브,사운드카드업체 제이씨현시스템,ISDN단말기업체 아이앤티텔레콤 등에 투자해놓고 있다.

우리기술투자는 인터넷경매업체 옥션,검색용 소프트웨어업체 쓰리소프트,의료기기업체 자원메디칼,전자상거래업체 메타랜드,인터넷포털서비스업체 지식발전소 등에 돈을 대고 있다.

<> 우수한 인력 =양사는 막강한 진용을 구축하고 있다.

벤처캐피털사업은 사람에 의해 성패가 결정된다는 확신 때문이다.

한솔창투의 이순학 사장은 서울대 상대 출신,조병식 상무는 서울대 공대 수석졸업자,권대규 상무는 미국 하버드대 출신,안병기 팀장은 서울대 상대 수석입학자다.

게다가 대부분 투자분야에서 5~10년의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우리기술투자는 서울대 상대 하버드경영대학원 출신의 곽성신 사장이 이끌고 있다.

팀장은 이승도 김은섭 김정민 정만희씨 등 4명.이들은 평균 투자경력이 11년에 이르는 베테랑들이다.

<> 팀플레이와 개인능력의 조화 =한솔창투는 투자결정시 프리미팅( pre-meeting ),심층분석,투자심의위원회 등 3단계 과정을 거친다.

본사 회의실에서 열리는 프리미팅은 벤처기업이 자사를 소개하고 자유롭게 질의응답하는 과정.한솔창투 대부분의 임직원이 참석한다.

다음 단계는 심층분석.담당자가 해당 기업을 방문해 자세한 내용을 파악한다.

이를 토대로 투자심의위원회를 연다.

만장일치로 결정한다.

중간에 대학교수나 연구원 등 외부전문가그룹으로부터 사업성을 검증받는다.

투자가 결정되면 한명이 철저하게 사후관리한다.

월 1회 현장을 방문하고 분기별로 사업진행상황을 투자심의위원회에 보고한다.

업체발굴과 투자결정 사후관리에 관여한 사람이 바코드처럼 따라다닌다.

우리기술투자는 개인의 역할을 중시한다.

업체를 발굴하고 분석하는 등 투자 관련 일의 80% 가량을 개인이 소화한다.

하지만 마지막 단계에서는 집단토론을 한다.

개인심사역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위험성을 찾기 위한 것.해당 기업의 기술력은 뛰어난데 해당 산업의 전망이 밝지 않다든지,경영자 성품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곽성신 사장은 "보석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실패를 줄이는 일"이라며 "해당 산업의 전망을 가장 중시하고 다음으로 기업의 경쟁력 경영자의 자질 등을 살핀다"고 말한다.

<> 신속한 의사결정 =얼핏 봐서 단계가 복잡한 것 같지만 시간은 별로 걸리지 않는다.

한솔창투는 10일을 넘기지 않는 것을 불문율로 삼고 있다.

우리기술투자도 2주 이내를 원칙으로 잡고 있다.

현대 기업경영의 핵심이 스피드이기 때문.우량기업에 투자하려는 벤처캐피털이 많아지면서 이들간의 경쟁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 과학적인 인센티브 =우리기술투자는 투자를 통해 이익을 실현한 경우 기여도에 따라 인센티브를 준다.

이 과정은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해당 기업의 발굴 분석 사후관리 책임자를 파악해 이들에게 기여도에 따라 분배한다.

나중에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분배비율을 아예 문서화해 놓고 있다.

또 하나의 인센티브는 투자심사역 개인에 대한 별도의 인센티브다.

한솔창투 역시 기업을 발굴해 투자한 사람에 대한 정교한 인센티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 회사와 개인의 공동투자 =한솔창투는 업체를 발굴해 투자할 경우 투자심사역 개인도 출자토록 한다.

투자대상 기업의 운명이 회사뿐 아니라 자신도 관여된다는 동류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우리기술투자도 자사가 운용하는 투자조합의 출자회사에 개인들이 동반투자하는 등 수익과 위험을 공유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nhk@ked.co.kr

< 한솔창업투자 >

<> 소재지 : 서울 서초동
<> 대표 : 이순학(56) : 서울상대, 서울대 국제경영대학원, 삼성
그룹 재무팀장, 삼성JP모건투신운용 대표, 한솔그룹
구조조정본부장
<> 인력 : 권대규 상무 조병식 상무 등 19명
<> 주요 투자업체 : 주성엔지니어링 MD. 한국화이바지오
인터랙티브 제이씨현 시스템 아이앤티텔레콤
넥스텔 일산텔레콤 인젠 등 43개
<> 주요투자업종 : 정보통신 인터넷 반도체 바이오
<> 의사결정방식 : 프리미팅 집중분석 투자심의회의결 10일이내
투자결정

< 우리기술투자 >

<> 소재지 : 서울 대치동
<> 대표 : 곽성신(51) : 서울 상대 하버드 경영대학원,
공인회계사 한국개발투자금융 상무 기획예산위원회
자문위원
<> 인력 : 이승도 김은섭 김정민 정만희 팀장 등 10명
<> 주요 투자업체 : 옥션 아이빌소프트 쓰리소프트 자원 메디칼
코스메틱랜드 메타랜드 지식 발전소
지어소프트 에이스하이테크 한마이크로텍 등
42개
<> 주요투자업종 : 정보통신 인터넷 반도체
<> 의사결정방식 : 기업발굴 현장방문 공동토론 2주이내 투자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