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서부지역이 기업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 정부의 서부개발 정책덕이다.

"지난 20년 개혁개방 정책이 동부를 겨냥한 것이었다면 향후 20년 개발의 무대는 서부가 될 것"이라는 중국언론의 표현을 실감하게 된다.

''서부개발''은 15일 폐막되는 중국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회의의 최대 이슈였다.

전문가들은 서부개발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의 의미를 찾는다.

중국 개혁개방 정책의 큰 줄기를 동부에서 서부로 돌리는 역사적인 회의였다는 얘기다.

K씨가 목격한 대로 중국의 가용자금은 지금 서부로 몰리고 있다.

이는 9.3전인대 결정사항이기도 하다.

중국정부는 우선 올해 투자자금의 70%를 서부개발에 배정할 계획이다.

서부지역 도로망 확충사업에 만 약 8억위안(1위안=약 1백40원)이 투입된다.

서부지역에 진행중인 78개 대형 공사의 조기 완공을 위해 약 3백억위안이 추가 투입된다.

금융기관에서도 천문학적 수준의 돈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현재 각종 금융기관의 서부지역 대출액은 1조5천7백억위안. 전체 여신의 15%에 달하는 수준이다.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은 올해 서부지역 대출비율을 20%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돈이 흘러드는 분야는 도로 발전소 비행장 등 사회간접자본(SOC)분야 및 환경보호 사업이다.

장쑤성 난징-시안 철도, 칭하이성 차이다무-시닝-란저우를 잇는 천연가스관, 쓰촨성 즈핑푸수력발전소 등 굵직굵직한 공사가 올해 착공된다.

또 양쯔강과 황허의 수재 방지를 위한 제방건설, 서부지역 녹화를 위한 조림사업 등에도 많은 돈이 투입될 예정이다.

서부개발 성공의 열쇠는 얼마나 많은 외국 자본이 서부로 유입되느냐에 달려있다.

중국은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이익 실현후 3년간 소득세 15%인하 등의 우대정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외국 기업들이 당장 서부로 달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데다 인재부족 물류망 낙후 등의 어려움이 당분간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상사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부지역에 우리가 먹을 ''떡''이 많다"고 보고 있다.

포철 관계자는 "SOC건설사업에 국내업체들이 참여할 틈새가 많을 것"이라며 "중국정부의 건설사업 및 자재 발주 사항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