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가치를 정확하게 측정해드립니다''

올들어 인터넷 사이트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회원수 뻥튀기 등 부작용이 잇따르자 신문의 ABC(신문발행부수조사기구)협회처럼 인터넷의 실제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주는 사업이 유망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터넷 조사업체로는 지난해말부터 영업에 들어간 인터넷메트릭스와 인텔리서치,웹패턴테크놀러지,아르파넷 등 4-5개업체가 있다.

또 미국의 인터넷조사전문업체인 미디어메트릭스가 국내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시장선점을 위한 경쟁이 벌써부터 가열되고 있다.

<>조사 대상과 방식 =인터넷 사이트 이용 실태를 조사하는 것이다.

TV시청률에 해당된다.

조사 항목은 인터넷 사이트의 페이지뷰,사이트체류시간,개별 회원에 대한 분석 등이다.

이같은 자료는 인터넷 관련 업체나 네티즌들에게 제공돼 비즈니스를 위한 의사결정과 개별 사이트에 대한 공신력을 확보하는 근거가 된다.

조사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사용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의 로그파일을 분석,이용률을 조사하는 웹사이트 중심 측정과 인터넷 사용자를 무작위로 추출해 표본집단을 만든 뒤 이들의 인터넷 이용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이용실태를 추정하는 방법이다.

<>조사업체 현황 =한국ABC협회는 지난해 4월부터 KT인터넷과 손잡고 웹사이트 측정법을 이용한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이 자사의 데이터를 노출시키기 꺼려 조사에 참여한 업체는 네이버컴 팍스넷 집인터넷 등 8개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웹사이트가 아닌 사용자 중심의 인터넷 조사방법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 방법은 사용자들의 PC에 서핑 데이터를 추적하는 프로그램을 설치,각각의 PC에서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데이터를 받아 페이지뷰,방문자수,사이트 체류시간,배너광고 도달률,사이트 서핑경로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인터넷메트릭스가 가장 먼저 이 방법을 채택했다.

이 회사는 PC미터라는 프로그램을 이용,인터넷 사이트 순위를 측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15~49세 네티즌 1천명을 표본으로 선정했다.

인텔리서치는 웹스파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며 오는 5월 첫 조사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네이버 심마니 등 대표적인 사이트에 배너광고를 내 이용자 집단을 모집하고 있다.

웹패턴테크놀러지는 제일기획과 손잡고 자사의 정보관리프로그램인 "엔테이커"를 내려받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이용상황을 측정하고 있다.

아르파넷은 프락시서버의 로그파일을 분석,일주일에 한번씩 변경된 순위 정보를 "100핫"사이트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조사대상이나 방법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선진 노하우를 가진 외국기업의 국내시장 진출도 예상된다.

이미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의 미디어메트릭스는 한국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디어메트릭스 관계자가 오는 4월 방한,국내 관련업체와 제휴에 관해 협의할 계획이다.

인터넷메트릭스 조일상 이사는 "인터넷광고대행사,정보통신관련 다국적기업에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데이터 제공이 컨설팅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아 올해 이 부문에서 발생하는 매출만 3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뢰성에 대한 회의론 =인터넷 업체들은 조사업체들의 인터넷 이용률 조사 방법과 절차의 합리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경품을 통해 회원을 모집함으로써 정확성을 떨어뜨린 경우 객관적인 조사가 어렵고 조사 표본집단의 수가 너무 적어 일반화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조사대상인 네티즌들의 연령 범위도 업체마다 달라 모집단에 대한 합리적인 선정기준이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송대섭 기자 dssong@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