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역적 방식으로 투자한다"

우리기술투자 김정민(37)팀장은 자신만의 투자스타일을 이렇게 말한다.

김 팀장은 투자대상기업이 아니라 투자할 만한 유망한 분야와 업종을 먼저 선택한다.

선택된 분야에 대해선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이를 통해 그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한 다음 비로소 투자대상기업을 물색한다.

때문에 김 팀장에겐 무턱대고 투자대상기업을 찾아나서는 일이 없다.

IT(정보기술)팀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해 10월 GIS(지리정보시스템)분야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한달동안 김 팀장은 인터넷을 뒤지고 국.내외 관련 잡지와 자료에 파묻혀 생활했다.

또 국내 GIS업계에서 손꼽히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투자대상 벤처기업을 2~3개로 압축했다.

이 가운데 결국 김 팀장이 선택한 곳은 무선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지어소프트(대표 한용규).

이 회사는 휴대폰을 통해 찾고 싶은 위치가 나타나도록 알려주고 그곳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전화연결까지 시켜주는 시스템을 개발한 벤처기업이다.

김 팀장은 다시 한달반 남짓한 기간을 지어소프트와 공동으로 사업계획서를 만드는 데 보냈다.

그리고 이를 기초로 10억원 투자를 최종 결정했다.

최근 지어소프트는 한국통신프리텔과 계약을 맺으면서 사업에 활기를 띠고 있다.

투자업체에 대한 사후관리가 꼼꼼한 것도 김 팀장의 장점이다.

단순히 돈을 대주는 것외에도 법률 회계 세무 인력 등의 부문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자신의 네트워크를 풀가동한다.

"토털서비스"인 셈이다.

김 팀장이 벤처캐피털에 몸담기 시작한 것은 1995년 일신창업투자에 입사하면서다.

연세대 세라믹공학과(82학번)를 마치고 LG반도체를 거쳐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MBA를 받은 뒤 벤처캐피털을 새로운 직장으로 선택했다.

지난해 8월 우리기술투자로 옮기기 전까지 그는 투자심사와 함께 해외펀드 결성업무를 맡았다.

이때 알게 된 홍콩 등지의 해외투자가들과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로부터 자신이 투자한 벤처기업에 해외자금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가능하면 초기 기업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 성장한 기업에 돈을 쏟아붓는 것보단 최초로 투자하는 기관투자가가 돼서 그 기업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02)508-7744

장경영 기자 longru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