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이달중 콜금리를 현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키로 했다.

그러나 경기과열과 국제유가 급등 등으로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는 가운데 콜금리를 동결키로 함에 따라 내달 총선이후 금리인상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콜금리 동결 배경=물가상승 압력이 뚜렷하지 않다는게 한은 설명이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9일 "2월들어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상승 등 계절적 요인을 뺀 근원인플레이션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세와 관련,"지금 당장은 국제유가 인상이 국내 소비자 물가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아 근원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주진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2,3개월 내에 국제유가가 평균 20~24달러를 유지한다면 국내 유가도 변동시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그의 처방이다.

전 총재는 인플레 기대심리에 대한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수입이 급증하고 임금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물가나 경상수지 악화 가능성에 대해 보다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유가와 함께 전세가격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등을 복병으로 지목한 뒤 "물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계의 한 전문가는 "콜금리 동결은 내달 총선을 앞두고 2단계 금융구조조정 등 금융시장에 불씨가 잠복해 있는 상황에서 모험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미 지난해 11월이나 12월에 한차례 금리인상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며 "자칫하면 물가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내달 이후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는게 금융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동안 물가안정에 기여해온 "환율효과"가 힘을 잃어가면서 인플레 압력은 갈수록 가중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국제금리 인상과 고유가 기조도 금리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외환은행 경제연구소의 유승선 책임연구원은 "올 1.4분기중 경제성장률이 9%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등 경기가 강한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라며 "올해안에 단계적으로 1.25%포인트 수준의 추가 단기금리 인상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홍기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경기과열 징후와 인플레 기대심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선 금리인상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보성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경기가 자율적인 조정과정을 거치면서 실물 지표들의 증가세는 상당히 둔화될 것"이라며 "적어도 금융시장 불안과 유가 급등세가 진정되기까지는 기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총재는 "경제상황 변화가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에 내달 금리인상 여부는 그 때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은은 풍부한 시중유동성과 기업 차입수요 둔화 추세에 따라 향후 장기금리는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병연 기자 yooby@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