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을 계기로 남북 경협환경이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은 대통령의 이번 대북 제안이 햇볕정책의 연장선에서 나온 만큼
북한이 이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바라는 분위기다.

특히 남북 양측간 투자보장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이 체결되면 그동안
제한적으로 이뤄졌던 교역 및 임가공이 활성화되고 중장기적으로 투자사업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관광사업과 함께 서해공단 건설을 추진중인 현대는 김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을 환영했다.

이번 조치로 남북화해 무드가 조성돼 경협환경이 개선될 경우 현대가 벌이는
대북사업은 탄력을 받게 된다.

현대 관계자는 "남북한 당국간 투자보장협정이 체결되면 서해공단에 입주
하려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어 사업추진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 LG 등도 그동안 보류해온 대북 경협사업을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삼성은 통신사업 및 전자제품 임가공사업을 중심으로 대북 투자를 확대
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5월 북한내 전자제품 임가공사업개시에 맞춰 평양에서
디지털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삼성은 그동안 계열사의 대북사업 관련 임원들이 참여하는 특수지역전략
위원회를 설치해 대북 사업전략을 면밀히 세워 왔다.

TV조립 등 북한에서 임가공 사업을 활발히 추진해온 LG는 품목과 수량을
확대하고 북한측과 합영사업을 벌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LG상사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북한과 협력해 벌일 수 있는 사업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도 중소기업 차원의 임가공 사업을 벌이기
위해 북한 광명성경제연합회와 긴밀히 협력, 구체적인 공동사업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기업들은 한결같이 대북 투자에 따른 걸림돌이 없으면 남북 양측에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를 확대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아직은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불투명한 만큼 상황변화를 좀더 지켜
보며 신중하게 대응하겠다는 자세다.

<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