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업의 자금사정은 호전된 반면 가계의 자금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탁대출을 포함한 전체 은행대출은 1조8천억원 늘어나는데 그쳐
전달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다.

기업의 경우 자금비수기인데다 그동안 유상증자를 많이 해 기업대출이
전달보다 4백억원 감소했다.

순수 회사채 발행도 9천억원 줄었다.

전체 회사채 발행은 전달에 비해 5조2천억원이 증가했으나 이중
4조3천억원 가량은 금융기관이 발행한 자산담보부채권(ABS)이나
후순위채권이었다.

대신 기업들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어음(CP)으로 자금을
조달,지난달 CP발행액은 2조1천억원 늘어났다.

가계대출은 1조8천6백억원이 늘어 대출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다.

가계대출 금리인하와 사이버대출 확대 등 은행들의 소매금융 강화노력에
따른 결과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장기 금리가 내려가면서 회사채 발행여건이
개선됐지만 기업 자금수요는 많지 않았다"며 "기업의 긴급자금수요를
나타내는 당좌대출소진율도 18.3%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 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