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체감물가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 등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소비비중을 많이 두는 품목들이 다른
품목에 비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대우경제연구소 주윤 연구위원은 9일 "물가상승 불균형에 따른 계층간
실질소득 격차심화"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0.8%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소득계층간 체감물가의 차이는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는 각 계층별
로 상품에 대한 소비지출비중이 다르고 품목별 가격상승률이 상이하기 때문"
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98~99년 소비지출비중을 소득계층별로 보면 최하위소득계층(1분위)는
식료품비와 광열.수도비 등의 비중이 최상위계층(5분위)보다 크게 높았다.

식료품은 전체지출의 37.4%로 5분위 28.7%보다 9%포인트가량, 광열.수도비
는 11.0%로 6.0%보다 5%포인트 높았다.

98~99년 전체품목 소비자물가는 4.2% 상승했는데 광열.수도비는 3배에
가까운 12.0%, 식료품비는 5.7%나 올랐다.

반면 교육.오락비는 2.1% 오르는데 그쳤다.

이런 영향으로 이 기간 소득계층별 체감물가지수는 1분위 121.7, 2분위
121.6, 3분위 121.4, 4분위 121.3, 5분위 121.0 등으로 저소득층일수록
높았다.

주 연구위원은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98년 0.316에서 99년
0.320으로 확대된 마당에 물가마저 저소득층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계층별로 소비지출 비중이 상이한 품목들의 물가상승
률 격차를 완화함으로써 하위소득계층의 소비지출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인식 기자 sskis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