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스워스 주한 미국대사는 6일 "지금은 한국에 유동성 위기가
없다고 하더라도 내년 이후 외부적 상황이 악화돼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스워스 대사는 이날 오후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산학경영기술연구원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미국의 통상정책과 한국기업의 대응"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5-7%대로 예견되고 있으나 이는
경기위축에 따른 반등일 가능성이 있으며 작년에도 저금리와 선진국의 경기
호조, 엔화 강세 등 국제적 상황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혁과 구조조정 자기개선
노력을 더 해야 한다"면서 "한국 기업의 경영 구조조정이 진전되지 않아
금융권에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스워스 대사는 "한국이 외자를 잘 유치하려면 채권시장이 강화돼야 하고
기업정보와 기업자금의 사용처가 신뢰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은행 회생을 위해 공적자금을 과도하게 투입해 은행을 국유화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국정부의 은행 민영화 과정을 세계가 지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스워스 대사는 한미 무역마찰과 관련, "한국에서 외국산자동차 판매가
부진하고 지적재산권 보호나 농산물 수입자유화가 부진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한.미간의 일부 문제는 세계무역기구 등을 통해 조화롭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스워스 대사는 정치.사회문제와 관련, "미국은 김대중 대통령의 포용
정책을 지지하지만 북한이 이를 수용할 징조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변화는
더디기 때문에 인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