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방문중인 김대중 대통령은 7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아시아와 유럽간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구축키로 합의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한국과 유럽연합(EU), 아시아와 EU간에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연결하는 "유럽.아시아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사업을 제안
했다.

이에대해 시라크 대통령은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오는 10월20일 서울
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PEC)때 이를 주의제로 논의하자고 말했다.

김 대통령의 이번 제안에 대해 이탈리아와 독일 등 유럽국가들도 원칙적
으로 동의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와 전자무역의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는 이 네트워크 구축사업은
<>1단계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유럽 연구시험망(TEN-155)과 한국의 선도시험망
(KOREN)을 연결하고 <>2단계(2002년까지)로 TEN-155와 아시아.태평양
정보통신망(APII) 연결 <>3단계(2003년까지)로 "동남아 국가연합(ASEAN)과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과 "APII와 전자유럽(eEUROPE)"을 묶는
것이다.

양국 정상은 또 프랑스 고속전철(TGV) 사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양국이 중국 등 제3국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대북포용정책의 성과를 설명하고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위해 프랑스가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대통령은 외규장각 도서반환문제와 관련, 지난 98년 아시아 유럽정상회담
에서 양국 대표 1명씩을 지명해 반환협의를 진행토록 했으나 협상에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 양측 대표가 조속한 시일내에 협상을 마무리
짓자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앞서 김 대통령은 이탈리아 밀라노를 방문, 롬바르디아 경제인연합회
연설에서 "대구시가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협력을 모색중인 밀라노
프로젝트가 훌륭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따라 롬바르디아 경제인연합회 소속 기업인들은 김대통령을 수행한
우리 기업인들과 상담을 벌여 섬유 패션 기계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에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밀라노 프로젝트와 관련, 한국 섬유개발연구원과 이탈리아 섬유연구센터가
이날 섬유패션산업분야 정보교류를 위한 기술정보교류 의향서를 체결한 것을
비롯 양국은 섬유산업 육성을 위한 다각적인 협력사업 추진에 합의했다.

< 파리=김영근 기자 yg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