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허기열 상무(48)는 연말까지
e-커머스팀을 "파괴"하는게 목표다.

e비즈니스 시대에 강화해도 부족할 조직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모든 마케팅 프로세스를 인터넷화 하면 지원팀 성격의 e-커머스팀은 없애야
한다는 논리다.

허 상무는 이를 위해 마케팅 조직이 인터넷을 도구로 자유자재로 사이버
영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기반을 구축해 회사 전체가 e비즈니스를 원활하게 하는 게
그의 주 업무다.

지난달말 삼성전자가 야후와 전자상거래분야에서 전략적으로 제휴하기로
양해각서를 교환한 것도 그의 이런 노력의 결실이었다.

전자상거래 분야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국내외 사이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세계 최대 포탈서비스 기업을 협력 파트너로 끌어들인 것이다.

허 상무는 "전자상거래 시대에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11개 대기업이 인터넷상에서 공동마케팅
을 펼치기로 합의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그는 인터넷 마케팅을 하기 위해선 하루에도 수백개의 사이트를 넘나들며
끝없는 사이버 세계를 탐험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마음을 열고 무궁무진한 사이버 세계를 뒤지다 보면 기발한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고 한다.

허 상무는 "오프라인시대에 제품의 값과 품질로 경쟁했다면 온라인
시대에는 정보의 질과 신뢰성이 시장에서 승패를 가르게 된다"고 강조한다.

서울사대부고와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지난 7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허 상무는 마케팅팀을 이끌다 지난해 7월 e-커머스팀을 맡았다.

이후 줄곧 마케팅의 노하우를 어떻게 온라인화할 지 고민해왔다.

변화의 속도가 워낙 빨라 처음에는 두려움도 없지 않았다.

시간을 다퉈야 하는 게임을 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인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등 선진기업을 직접 찾아가
e비즈니스 마인드를 익히기도 했다.

그는 연말까지 1백만명 이상의 사이버 고객을 확보해 전자상거래분야에서만
6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 글=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