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인쇄회로기판(PCB)을 납땜대신 전기적으로 연결해주는
새로운 접착제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 백경욱 교수팀은 열팽창계수가 크게 다른 PCB와
반도체를 효과적으로 연결해 접착력을 유지시켜주는 이방성 전도
접착제(Anisotropic Conductive Adhesive)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그동안 반도체와 PCB를 연결하는데는 납땜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이 방식은 납을 사용함으로써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키는 문제가
있는데다 공정이 복잡해 생산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 반도체와 PCB를 연결하는데 전도물질을 사용하지
못한 이유는 두 물체의 열팽창 계수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었다.

PCB회로판의 열팽창계수는 반도체의 20배에 이른다.

따라서 다른 전도 물질로 반도체와 PCB를 연결할 경우 열 팽창의
차이로 발생하는 응력 때문에 반도체 소자의 전기적 접속력이 크게
떨어졌다.

백교수팀이 개발한 ACA는 PCB에 비해 열팽창계수가 60%에 불과해
반도체 칩과 회로기판에서 발생하는 응력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한다.

실제 열사이클 실험에서도 기존 제품보다 2배이상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산과정에서 환경오염의 우려가 없는데다 공정을 절반으로 줄일수
있어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백교수는 "새로 개발된 ACA는 일반 반도체를 사용하는 가전제품
핸드폰 컴퓨터 등에 폭넓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난 시장성을
갖고있다"고 말했다.

한편 백교수팀은 ACA개발기술에 대해 미국 일본 한국 등에 특허
출원중이며 이 기술을 바탕으로 마이크로 팩이라는 기술집약형 벤처
기업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 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