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들이 해외 e-비즈니스 투자를 위해
실리콘벨리에서부터 홍콩금융가까지 분주하게 누비고 있다.

이웅렬 코오롱 회장은 지난해 12월21일부터 올 1월8일까지 보름이상 미국
실리콘 밸리에 출장을 다녀왔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먹고자고 하면서 현지 제휴선을 물색하고 사업구상을
가다듬었다.

이 회장은 지난주 계열사 임원회의에서 "e비즈니스에 그룹의 장기비전을
걸기로 한 만큼 앞으로 직접 챙길 뿐만 아니라 앞장서서 뛰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장은 요즘 코오롱상사를 전면에 내세워 해외 e-비즈니스 투자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올해 그룹차원에서 조성한 1천억원의 벤처펀드중 6백55억원을 상사에
배정했다.

해외 인터넷업체와 적극 제휴해 그룹의 인터넷 비즈니스를 이끌어달라는 게
그의 주문이다.

코오롱상사는 작년말 홍콩계 인터넷 금융중개회사인 "오원 INC"에
1백만달러(33%)를 투자했다.

올 상반기중 "오원 INC"를 홍콩증시에 상장하거나 미국 나스닥에 등록할
계획이다.

올해 코오롱은 추가로 5천만달러를 해외 벤처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올 1월 중순부터 2월초까지 미국에 머물면서 유망
인터넷 사업을 물색했다.

작년말 "인터넷기업 선포식"까지 개최한 한화는 김 회장의 귀국이후 인터넷
비즈니스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화는 인터넷사업에 투자할 3천억원 가운데 30-50%가량을 해외 인터넷사업
에 할당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인터넷방송과 금융관련 사이트 등을 주 투자대상이다.

이런 분야의 몇몇 해외업체와 물밑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한화는 밝혔다.

금호는 2000년 경영전략을 짜면서 해외 e-비즈니스 투자를 차세대
유망사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내년까지 조성될 2천억원의 벤처투자기금 중에서 절반이상을 실리콘밸리의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금호는 임광식 상무를 팀장으로 한 "e-비즈니스팀"을 최근 발족, 해외
벤처기업 발굴에 나섰다.

현대종합상사에서 인터넷사업을 전담하는 미래사업본부는 해외에서 하루
3-4건씩 의뢰받는 벤처투자 제의를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현대는 3월초 영국의 개인정보관리 벤처기업과 미국의 인터넷방송 관련
벤처기업에 모두 3백만달러를 투자키로 결정했다.

일본 히카리통신과는 제휴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계약을 맺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3월중 실리콘밸리에 지사를 세워 벤처투자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에 벤처투자전문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사내 벤처캐피털인 골든게이트팀을 통해 해외투자를 늘리면서 해외 현지
벤처펀드와 제휴를 추진중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디지털 X-레이 장비를 만드는 웨스틱사와 미생물
농약생산업체인 실러스, 차세대 미디어기록장치를 생산하는 대만의
현트램사에 투자했다.

LG상사도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유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 정구학 기자 cg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