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이 지난해 결산에서 6백58억원의 손실을 누락해 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의견"을 받았다.

은행이 회계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한정의견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화은행과 대구은행 부산은행 등은 대우여신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한데
따라 올초 발표한 결산결과보다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동회계법인은 광주은행의 99년도 결산재무제표를
감사한 뒤 감사보고서에 한정의견을 제시했다.

감사보고서는 "광주은행이 대손충당금 4백48억원과 상품유가증권 평가손실
2백10억원을 계상하지 않아 전체적으로 6백58억원의 손실이 반영되지 않았다"
고 밝혔다.

광주은행은 지난해 9백2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재무제표를 작성
했었다.

그러나 회계법인의 지적에 따르면 실제 적자는 1천5백83억원이 된다.

이에앞서 삼일 산동 등 회계법인들은 은행들의 결산보고서를 감사하면서
대우여신에 대해 해외채권단과 합의한 손실률 만큼 추가로 충당금을 쌓을
것을 요구했다.

(주)대우의 경우 해외채권단과 합의된 손실률은 67.7%다.

이에따라 평화은행은 충담금을 추가로 쌓아 적자가 당초 결산치인 2백99억원
에서 9백49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전북은행은 54억원 흑자에서 5억원 적자로 결산결과가 변경됐다.

대구은행은 흑자규모가 4백97억원에서 3백8억원으로, 부산은행은 1백47억원
에서 50억원으로, 경남은행은 1백11억원에서 87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시중은행 가운데 회계법인의 지적을 받은 한미은행의 경우 추가 충당금을
쌓았지만 당기순이익은 이전과 같은 5백3억원으로 유지했다.

신탁계정에 편입된 대우여신에 대한 충당금중 4백50억원을 빼내 은행계정에
편입된 대우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추가로 쌓았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아직 회계결산을 마치지 않은 상태다.

<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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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 한정의견 :회계감사인은 감사보고서에 회사가 작성한 재무제표의 정확성
여부에 대해 의견을 표시하게 돼 있다.

쉽게 말해 재무제표가 얼마나 믿을만 한지를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감사의견은 정확도에 따라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이중 한정의견은 <>재무제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감사범위의 제한이
있었거나 <>회계처리방법, 회계변경, 재무제표 표시방법 등이 부분적으로
기업회계기준에 위배되는 사항을 발견했을 때 "이런 요인들을 제외하면
믿을만 하다"는 뜻의 의견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