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와 라인바이오텍 간의 전략적 제휴는 주식교환이란 새로운 형태를
통해 외자를 유치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모은다.

녹십자는 스핀오프(Spin off)를 통해 본사 백신사업조직을 전문회사인
(주)녹십자백신을 분리하고 이 회사에서 발행한 신주를 양도해 현금을
유치키로 했다.

기존의 자산매각이나 합작회사설립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선진국의 경우 주식교환을 통한 기업인수합병(M&A)은 이미 일반화돼
있지만 국내에는 처음 선보인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여타 기업들에게까지
확산돼 갈 가능성이 크다.

뿐만 아니라 녹십자는 라인바이오텍의 지분을 양도받아 경영에 참여하는
한편 첨단원천기술도 확보하게 됐고 글로벌한 연구개발에 참여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데서 의미가 크다.

라인바이오텍은 1985년에 설립된후 1999년 4월 기업공개를 통해 독일의
코스닥시장격인 노이어마켓에 상장된 회사로 생명공학의약품과 관련한
원천기술특허를 갖고 있다.

녹십자는 이번 제휴를 통해 라인바이오텍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백신 등
각종 생명공학의약품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발해낼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녹십자는 지난 93년 라인바이오텍으로부터 특수효모균을 이용해
생산한 재조합 단백질 "Hansenular Polymorpha"을 도입, 생산성이 높고
가격이 저렴한 유전자재조합 B형간염백신을 상용화했다.

현재 이 제품은 미국의 다국적 제약업체인 머크사의 간염백신에 비해
우월한 가격경쟁력과 뒤지지 않는 품질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약개발에서도 녹십자는 라인바이오텍의 원천기술과 독일 뒤셀도르프
소재 라인바이오텍 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시너지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는 골다공증치료제 B형간염면역치료제 항암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원천기술을 이용한 제품개발및 생산능력을 외국회사들이
인정한 쾌거"라며 "여러 외국제약사가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나섰지만 원천
기술확보와 장래성 측면에서 라인바이오텍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