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보유한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의 투자위험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에 반영하는 "신BIS 비율"이 내년부터 도입된다.

은행들은 주식이나 채권에 많이 투자할수록 BIS 비율이 떨어지게돼 올해
부터 단계적으로 투자를 줄여 나가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1일 선진국 은행들이 지난 97년말부터 시행해온 신BIS 비율
체계를 2001 회계연도 결산 때부터 국내 은행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의 경영건전성이 시장에서 급변하는 주가 금리 환율 등의 위험에 좌우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은행이 뮤추얼펀드나 벤처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도 같은 맥락
이다.

금감원은 신BIS비율 적용대상을 매매 목적으로 산 주식 채권(국채는 제외)
수익증권 및 파생금융상품(선물.옵션관련상품, 역외펀드 등)의 투자규모가
1조원 이상이거나 총자산의 10%를 넘는 은행으로 정했다.

현재 투자규모에 비춰 대다수 은행이 적용대상이 될 전망이다.

보유주식과 회사채는 대출과 마찬가지로 위험가중치가 1백%다.

금융채는 20%가 적용된다.

유가증권에 많이 투자하려면 그 만큼 자기자본을 확보해야 한다.

다만 금감원은 투자위험을 따지기 어려운 <>자회사 출자주식 <>만기까지
보유하는 채권 <>국채(위험가중치 0%) 등은 신BIS 비율 계산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신탁부문은 실적 배당인 경우엔 제외되고 확정금리상품은 은행계정으로
포함된다.

금감원은 이같은 신BIS 비율 도입계획을 다음주중 각 은행에 전하고 미리
대비토록 지도키로 했다.

관계자는 "지금까진 은행들이 대출회수 위험(신용리스크)에만 초점을
맞췄으나 앞으론 국제규범에 맞춰 시장위험까지 포괄적으로 신경써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의 유가증권 보유액은 98년말 현재 91조2천8백억원에 이른다.

은행들은 증시가 활황이던 지난해 상반기에 주식 채권에 투자해
1조2천7백43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대우사태가 터진 3.4분기엔 2천55억원의
손해를 봤다.

주가 금리 환율이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은행경영이 위험해지므로
씨티은행 등 미국계 은행들은 은행계정에서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다.

< 오형규 기자 o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