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성안길은 서울의 명동이자 압구정동격인 거리다.

행정적인 명칭은 북문로 남문로지만 사대문 안쪽이라고 해서 성안길이라고
불리는 이 곳은 패션숍과 먹거리매장 등 2백50여개 점포가 나란히 들어서
있는 충북 최고의 번화가다.

24시간 불이 꺼질줄 모르는 이 거리에 흥을 더해주는 점포 하나가 작년 9월
문을 열었다.

LG패션 타운젠트 청주점이 바로 그것이다.

전면이 유리로 돼 있어 실제 크기(영업면적 50평)보다 훨씬 커보이는 이
매장은 이 거리를 찾는 쇼핑객들의 새로운 약속장소이자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오픈 이후 지금까지의 매출은 월평균 2억원.

70여개의 타운젠트 전국 매장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성적일 뿐 아니라 국내
남성복브랜드 단일점포 중에서도 베스트숍으로 꼽힌다.

2월 마지막 주말, 타운젠트 청주점에는 5명의 판매사원들이 쉴 틈 없을
정도로 고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정장 한벌 사려는 마음에 들어왔는데 생각외로 값이 싸 점퍼랑 스웨터도
같이 구입했습니다"

며칠 후 첫 직장 출근을 앞두고 양복을 사려왔다는 김성진씨(29).

50만원 안팎으로 계획했던 옷값이 그래도 남았다며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타운젠트의 중심 가격대는 정장수트 기준 20~30만원대.

"직장 초년생인 20대에게는 20만원대, 자리잡힌 30대에게는 30만원대
신사복을 제공한다"는 이 브랜드의 가격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성안길에 옷집은 가득하지만 정작 젊은 남자들이 입기에 적당한 양복을
파는 곳은 드물었습니다. 타운젠트가 생긴 이후에는 주말 쇼핑을 나올때면
가끔씩 들러봅니다"

남편과 매장을 찾은 이은정씨(33).

타운젠트가 오픈한 다음에는 동갑내기 남편옷을 이 거리에서 살 수 있어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성안길내 2,30대 타깃의 남성정장 매장은 불과 2,3곳에 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고객들의 반응이 이쯤되면 "이 건물자리는 타운젠트 몫"이라고 점찍은
곽현기 사장(45)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청주 토박이에 성안길 장사 20여년째인 곽사장은 논노 아식스 금강제화
등의 패션매장을 운영해온 베테랑 대리점주.

곽사장이 4년전 매입한 이 점포 자리는 성안길에서도 최고에 속한다.

간선도로옆에다 버스정류장까지 끼고 있어 간판만 걸어놓아도 대단한
홍보효과를 볼 수 있는 위치다.

공시지가가 평당 2천만원으로 도내에서 가장 높다.

이처럼 "뭘 해도 되는" 노른자위 자리였지만 곽사장은 굳이 의류매장을
고집했다.

"옷장사가 첫 직업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옷파는 상인으로 남고 싶다"는게
그 이유다.

그는 성안길에 중가대 남성복매장이 드물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적당한
브랜드 찾기에 나섰다.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신사복을 찾기가 어렵더군요. 이미지도 문제가
됐습니다. 전국에서 장사 잘한다는 남성복 대리점은 모두 찾아가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꼼꼼하게 비교해보고 재 본 결과 곽사장은 LG패션 타운젠트를 낙점했다.

"가격경쟁력과 좋은 품질, 대기업에 대한 신뢰도 높았지만 정작 마음을
움직인 가장 큰 요인은 이 브랜드 영업진들의 깨끗하고 성실한
이미지였습니다"

브랜드가 확정된후 지역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벌여 나갔다.

청주에서 열리는 유명 가수 콘서트 행사에 협찬을 아끼지 않았고 10여대의
시내버스에 광고판을 달았다.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있는 사은품행사도 꾸준히 펼쳐왔다.

최근 비즈니스맨들의 출근시간을 겨냥한 라디오 광고도 시작했다.

오픈 5개월만에 일등점포로 뛰어오른 배경에는 이런 노력들이 있다.

< 설현정 기자 sol@ ked.co.kr >

< 성공포인트 >

1. 청주지역 최고 요지에 입지한 매장

2. 30대 중가 신사복이라는 틈새시장 공략

3. 적극적인 광고, 판촉 전개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