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사업 아이디어를 찾아라"

보수적인 은행권에도 마침내 "행내 벤처"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존의 은행업무에서 벗어나 수익에 보탬이 되는 참신한 사업아이템을
찾아내고 준비하는게 이들의 몫.

복장도 자유롭고 출퇴근 시간에도 제한이 없다.

지난 1월 출범한 주택은행의 "신경제사업팀"이 은행권 첫 케이스.

이들은 은행내에서 "찢어진 청바지팀"으로 통한다.

실제로 "찢어진 청바지"까지는 아니지만 수시로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팀장을 빼곤 8명의 팀원들 모두 간편한 캐주얼복으로 근무한다.

사무실도 팀원들의 자율적인 분위기를 유지한다는 의미에서 은행 본점 건물
밖(유화증권 18층)에 별도로 마련했다.

신경제사업팀은 첫 사업으로 인터넷부동산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 팀원들은 별도로 제2, 제3의 사업아이디어를 개발하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다.

브랜드가치 등 무형의 자산을 발굴해 사업화하는 것도 이들의 업무영역.

주택은행 김정태 행장은 "신경제사업팀에서 제안한 아이템중 은행이 직접
추진하기 곤란한 사업은 곧 설립될 자회사 주은캐피탈에서 벤처자금을 지원
하는 방식으로 분사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경제 사업팀은 외부에서 인터넷전문가 등을 채용할 계획이다.

조흥은행도 비슷한 개념의 태스크포스(TF)팀을 구상중이다.

조흥은행 위성복 행장은 "은행직원중 공모를 통해 4~5명을 뽑아 홍보팀이나
e금융부 소속으로 두고 인터넷관련 사업아이디어를 제안하도록 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일상적인 은행업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근무하되 반드시 1년에 한두가지
정도 은행수익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발굴하라는 것.

e비즈니스분야가 커지면서 일반 기업체에선 이미 상하조직 틀에서 벗어나
별동부대로 활동하는 "디지털형 조직"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보수적인 성격의 은행들의 경우엔 아직 걸음마 단계.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인터넷등 전자금융사업이 확산되면 금융회사들에서도
예전과 달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중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박성완 기자 psw@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