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와 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는 키오스크를 개발한 벤처기업이
지역공동체 사업에 나선다.

서울 양재동에 있는 벤처기업 DHB(대표 김현진)는 지역 맞춤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키오스크 "터치비전"을 최근 개발했다.

터치비전은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정보만을 찾을 수 있는 기존 키오스크와는
다른 제품이다.

시내.외 전화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E메일이나 사이트검색
등 인터넷까지 무료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당지역의 지리정보를 이용하면 관공서 공공기관 학교 교회 병원 등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다.

화면에 나타나는 각 기관을 손가락으로 눌러주면 자동으로 전화가
연결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인근 지역의 상점들에서 광고를 유치해 내보낸다.

실질적인 소비자가 대상이 되므로 광고주쪽에선 저렴한 비용(한달에
1만원 정도)으로 광고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주민들 역시 원하는 가게를 빨리 찾아서 전화까지 바로 걸 수 있다.

터치비전의 제작과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광고수익에서 충당된다.

하지만 지난해말 설립된 이 회사가 터치비전 사업에 뛰어든 것은 단순한
돈벌이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곳곳에 설치된 터치비전을 지역주민들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위한 장으로
만들겠다는 게 진짜 목표다.

공공정보를 제공하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가꿔가겠다
는 얘기다.

학생 주부 등이 내놓는 시 수필 영상편지도 모아 제공할 예정이다.

"멀티미디어 시대라곤 하지만 지역공동체를 위한 마땅한 매체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터치비전은 "우리동네"를 하나로 묶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됩니다"(김현진 사장) DHB는 지난달 국민은행 양재지점에 터치비전을
설치했다.

또 한빛은행 논현동 지점에도 터치비전을 들여놓기로 했다.

앞으로 터미널 휴게소 지하철 공항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나
터치비전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김현진(43)사장은 중앙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3년간 입시학원에서
수학강사로 활동했다.

지역사업과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지난해초부터 학원운영을
그만두고 벤처기업가로 변신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그는 터치비전을 고등학교에도 설치해 그동안 고민해왔던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이다.

벤처사업을 통해 지역공동체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싶다는 게 김 사장의
각오다.

(02)3461-7009

< 장경영 기자 longru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