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국제유가와 엔화 약세및 원화 강세로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석유화학과 일반기계산업은 수출채산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당장은 무역적자가 불등의 불이다.

무역수지는 2월들어 24일까지 12억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지난1월의 4억달러 적자에 이어 2개월 연속 무역적자 우려가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월말 밀어내기로 2월에 균형을 맞출 수도 있지만 적자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정부도 잇달아 관계부처 회의를 열며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5일엔 김영호 산업자원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민.관 합동 수출
대책회의"가 열렸다.

26일에는 엄낙용 재정경제부 차관이 "제2차 거시경제 종합점검회의"을
주재했다.

무역협회는 거시경제 점검회의에서 한국 경제를 둘러싼 악재들이 복합적
으로 작용하면 내년부터 연간 무역수지가 적자로 반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물 경기는 확장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는 1천2백여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기 확장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그 근거로 최근의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99년
12월말 현재 95.7로 기준선인 1백에 미달, 상승여력이 있다는 점을 꼽았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최고치였던 94년 12월의 84.1에 못미쳐 생산확대가
가능하다고 산자부는 밝혔다.

하지만 무역협회의 전망처럼 고유가및 엔화 약세 등으로 수출산업의
채산성이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 흑자기반 와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무역협회는 올해 수출은 원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와 내수
호조에 따른 수출물량 부족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수입에선 수출용 부품 도입과 소비재 상품 반입이 크게 늘어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이 예상돼 수입 급증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엔화가치가 10% 내리고 원유가격이 배럴당 1달러 오르는 것
만으로 무역수지가 연간 25억달러 가량 나빠질 것으로 지적됐다.

조선의 경우 원화대비 엔화가치가 1대 10의 비율을 넘어서면 가격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협회는 밝혔다.

또 일반기계와 석유화학은 지금의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수준에서 이미
수출채산성 확보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당장의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원화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방지가 최대 과제라고 밝혔다.

현재 환율이 적정치(달러당 1천2백6원)에 훨씬 미달할 뿐 아니라
손익분기환율(1천1백20원)에 육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긴축재정을 통해 물가및 임금 안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 김수언 기자 soo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