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점포 이래서 강하다] (14) '까사미아' 압구정점
밀집지역으로 유명하다.
귀에 익은 외국 브랜드부터 디자이너 자신의 이름을 붙인 공방까지 2백m
길이의 거리에는 각종 생활용품 전문점들의 간판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매장은 압구정동 길 초입에 있는 "까사미아"다.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탁 트인 쇼윈도우.
그 안쪽에는 여자들이라면 한번쯤 꿈꿔봤을법한 "행복하고 따뜻한 가정"
이 펼쳐져 있다.
누우면 금방 잠에 빠져들 것 같은 커다란 침대, 편안해보이는 소파, 현대적
디자인의 탁자, 정갈한 그릇들.
물건을 사면 행복도 따라 올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까사미아 압구정점은
적어도 2,30대 젊은 주부들에게는 "꿈의 매장"임에 틀림없다.
"자주 오는 편이에요. 꼭 사야 할 물건이 없어도 요즘 침구나 가구의 유행이
어떤지, 신상품은 어떤게 나왔는지 눈구경하러 들르지요. 생활용품 가짓수도
많고 올 때마다 매장의 모습이 달라져 있어 늘 새로와 보입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최진숙씨(34)는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까사미아에
들어와 살림살이 이것저것을 살펴보고 간다고 말했다.
"인테리어에 대한 특별한 안목이 없어 걱정했는데 이 매장의 테마 제안
코너를 보고 어느 정도 해소됐어요. 내가 원하는 분위기를 낼려면 바로 이런
디자인의 제품을 갖다놓아야 겠구나 하는 감이 잡혔어요"
올 봄 내집 장만의 꿈을 이룬 최정아씨(35.서울논현동).
사치스럽지는 않아도 번듯하게 꾸미고 싶었던 작은 욕심을 채워줄 대상을
만났다고 반가워했다.
3백평 크기의 이 점포에서 올리는 연매출은 약 60억원.
웬만한 중소기업에 버금가는 판매실적이다.
그 배경에는 고객을 흡족하게 만드는 이 점포만의 장점이 있음은 물론이다.
먼저 국내에서는 보기드문 생활제안형매장(Life Style Store)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말 그대로 이상적인 라이프 씬(Life Scene)을 설정하고 그것에 맞는 침대와
가구 커튼 그릇 등 생활용품을 디자인해 판매하는 점포를 말한다.
고객들에게 "이렇게 사는 것이 어떠냐"라고 제안한다는 점이 기존 침대
전문, 가구 전문 등 품목을 기준으로 팔던 방식과 다르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런 형태의 숍이 한창 각광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걸음마 단계로 까사미아가 선구자격이다.
현재 압구정 점포에서는 하늘 강 바람 등 몇가지 테마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색깔의 생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늘 신선한 매장도 인기비결중 하나다.
새로운 디자인을 끊임없이 내놓고 한 물건을 같은 자리에 3개월 이상 진열해
놓지 않는다.
또 계절에 한번씩은 매장을 고친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쇼핑백 등을 바꿔 고객들의 눈에
"새로워졌다"라는 인상을 확실하게 심어놓는다.
그러나 신선한 매장을 만들기 위해 1천5백가지에 달하는 아이템을 늘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꿀 경우 엄청난 재고부담이라는 난제에 부딪치게 된다.
실제로 이와 비슷한 점포들이 갖는 가장 큰 고민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대해 까사미아는 "즉각반응생산"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일단 아이템별로 소량 생산해 시장반응도를 체크한 다음 물량을
결정짓는다.
아무리 개발비가 많이 들었어도 반응이 좋지 않다면 과감하게 폐기처분한다.
이 회사의 이현구 사장은 "반응생산 실현을 위해 재고관리에서 판매 배송
고객서비스까지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에는 20억원을 투자한 자동화 물류창고가 준공돼 다음날 배송이
1백%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일등점포의 뒤에는 이처럼 공격적인 상품개발과 철저한 관리 그리고 이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숨어 있는 것이다.
< 설현정 기자 sol@ ked.co.kr >
< 성공 포인트 >
1. 고객의 감성에 직접 호소하는 생활제안형숍
2. 끊임없는 상품개발로 매장의 신선도 유지
3. 최첨단 QR(Quick Response) 시스템 구축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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