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테를 비롯한 안경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광학업계가 변화를 위한 노력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값싼 제품을 주로 생산해 수출하던 데서 벗어나 품질 고급화에
나서고 있다.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에서 탈피,
공동브랜드를 이용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디자인개발에 역량을 모으는 한편 지역대학과 연계된 산학협동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광학업계가 변신에 발벗고 나선 것은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몇년전까지만 해도 품질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졌던 중국이 최근엔
한국의 기술수준에 80%이상 접근하고 있다는 게 광학업계의 분석이다.

더이상 새로운 도전자의 존재를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것.

게다가 얼마전부터 불고 있는 내수시장의 "가격파괴 바람"으로 유통과정에서
지나친 가격인하 경쟁이 벌어지면서 광학업계는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현재 국내 광학업체수는 5백여개.이 가운데 77개 업체가 한국광학공업협동
조합에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지역적으론 전체 업체의 80%정도가 대구에 몰려 있다.

하지만 몇몇 회사를 제외하면 광학업체들은 종업원 10명 미만, 자본금
5천만원 미만인 곳이 전체의 83%를 차지할 정도로 영세한 회사들이다.

대부분이 자체적으로 변화의 노력을 실천하기엔 힘이 부족한 형편이다.

따라서 이들은 힘을 합쳐 "살길찾기"에 나서고 있다.

대구지역 업체들은 대구시의 도움을 받아 공동브랜드 "시메릭(Chimeric)"을
개발, 수출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러 회사가 함께 쓰긴 하지만 제품에 고유브랜드를 달아 수출하므로
상대적으로 높은 값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편 광학조합은 회원사들의 뜻을 모아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여줄 디자인
전문인력을 키우기 위해 올해부터 영진전문대에 안경디자인과를 설치하고
대구보건대 산업디자인과에 안경디자인 관련 과목을 개설키로 했다.

또 지역대학에 광학 시험기기를 설치, 필요한 업체들이 공동으로 이용하게
했다.

도금 신소재개발 용접 표면처리 등 많은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애로공정을 대학 등에 의뢰해 해결하고 여기서 나온 결과는 원하는
회사들에 골고루 전파시킬 계획이다.

광학조합과 함께 광학업계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또 다른 중심은 안경테
종합메이커 서전(대표 육동창)이다.

지난 85년 설립된 서전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광학업체
로 알려질 만큼 남다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창업이후 10년간 총 1백20여명에 이르는 인력을 해외에 파견해 연수를
시키면서 기술력을 쌓았다.

또 일찍부터 디자인부문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실시, 현재 해외연수
경험까지 풍부하게 갖춘 전문인력 10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서전이 택한 전략은 고품질의 고가제품을
생산한다는 것.

"가격"이 아니라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전은 또 자체 브랜드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지난 93년 선보인 수출용브랜드 "코레이(KOURE)"를 비롯, 에스제이(SJ)
크로체(CROCE) 아스트라(ASTRA) 등을 가지고 있다.

< 장경영 기자 longru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