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상반기께 예정된 위성방송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통합방송법 국회 통과로 오는 2001년 하반기부터 위성방송이
가능해지자 이에 눈독을 들여온 한국통신과 데이콤의 자회사인 DSM이
위성방송 사업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

한국통신은 그동안 시내전화 사업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위성체 소유자라는
이점을 살려 위성방송 사업을 자사가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방송개혁위원회에서 제시한 위성방송 사업의 "그랜드 컨소시엄"에서
한통이 주도적 사업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통신 관계자는 "공기업인 한국통신이 위성방송 사업의 대주주가 돼야만
안정적인 위성방송 서비스 제공과 가입자수 조기확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DSM은 위성체 소유자인 한국통신이 위성방송 사업에서까지
독주할 경우 시장독점에 따른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공동 대주주"안을
내세우고 있다.

DSM 관계자는 "위성체를 소유한 통신사업자가 방송사업에 나서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에도 맞지 않다"며 "일본 스카이퍼펙TV처럼 지배주주 없이
각 사업자들이 동등한 지분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
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방송 노하우가 부족한 한국통신이 주도적인 사업자로
참여할 경우 비싼 시청료와 질낮은 시청자 서비스 등의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통신은 사업자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송관련 학자나 유관단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로비전까지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DSM은 지난 1997년 데이콤의 자회사로 설립된 위성방송 전문서비스업체로
지난해 LG그룹에 인수됐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