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디지털기반 수준이 주요 국가들에 비해 크게 뒤처진 것으로 조사
됐다.

"디지털 경제"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를
감안할때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1일 내놓은 "국내경제의 디지털화 수준"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디지털화 지수는 미국을 100으로 했을때 16.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조사대상 8개국 가운데 일곱번째로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일본
대만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한국은 컴퓨터와 네트워크 현황을 나타내는 설비지수와 활용지수에서 각각
17.5와 14.5를 기록, 평균 16.0을 기록했다.

캐나다(55.4) 싱가포르(39.9) 영국(38.7) 등은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싱가포르는 일본(28.7)에 11포인트 이상 앞서며 아시아 국가중에서
정보화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인구 1천명당 컴퓨터 수는 한국이 1백50대로 미국(4백99대)의 30%,
싱가포르(3백44대)의 44% 수준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0.092%로 지극히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0.831%로 우리의 9배가 넘었고 싱가포르는 3배를 웃도는 0.297%를
기록했다.

한국의 경우 업종별 디지털화 수준은 전기전자가 24.2%로 가장 높았고
통신방송(20.6%) 도소매(15.2%) 정밀기기(9.7%) 금융보험(6.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건설(0.7%) 농림수산(0.7%) 일반기계(0.6%) 수송기기(0.6%) 1차금속(0.4%)
등은 중간 투입재중 디지털 투입재가 1%에 못미쳐 이들 업종의 디지털화
작업이 더딘 것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디지털 경제시대를 맞아 정부가 컴퓨터와 네트워크 보급 등 인프라
구축과 함께 경제주체들에 대한 정보화 교육을 함께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시용 행정이 아닌 실질적 효과를
가져 오는 정책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박해영 기자 bon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