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각중 신임 전경련 회장은 17일 취임식 직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정부
의 재벌개혁 정책중 일부는 너무 과도해 재계가 힘들어 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여유를 가지고 재계의 현안을 정부와 협조아래 차분하게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경련 당면 과제는 무엇인가.

"IMF(국제통화기금) 체제이후 잘된 것도 있지만 착오도 있었다.

착오는 하나씩 시정하겠다.

e-비즈니스를 기존 제조업에 접목시켜서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해서
회원사를 유도하는데 전력하겠다.

또 경제부처 등 행정부와 관/민 협동체제를 잘 이끌어 나가는 방안을 강구
하겠다.

정부와 재계가 만나서 얘기하면 통할 만한데 서로 상상하고 오해해서
관계가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관/민 관계에서 제일 막히는 점은.

"꼬집어서 생각해 보지 않았다.

관계가 좋다고 본다"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 등이 전경련 해체를 얘기했었는데.

"여러 사람이 그렇게 얘기했다.

이 장관이든 누구든 그런 얘기를 하면 그렇게 얘기하는 이유를 찾아서 고칠
점은 없는지 반성하는 고마운 재료로 쓰겠다.

대립적인 태도로 싸우는 것은 낭비다.

생산적으로 나가자.

그것이 나의 인생관이자 경영관이다"

-정부와 전경련간의 불화설도 있는데.

"그렇게 얘기하지 말아 달라.

정부는 이 나라 정부고 기업도 이 나라 기업이다.

싸움 붙이지 말아 달라.

오피니언 리더들이 정부와의 관계를 좋게 할수도 있지 않나"

-정부는 아직도 재벌개혁이 미흡하다고 보는 반면에 기업들은 힘들다고
하는데.

"일반화시킬수 없다.

힘든 쪽도 있고 어느 면에선 반대쪽도 있다.

경우에 따라 봐야 한다"

-회장단에 전문경영인참여를 확대할 계획은.

"회장단 회의에는 오너냐, 전문 경영인이냐 등의 여부를 떠나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가 참여할 수 있고 중소기업인도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전경련의 바람직한 역할은.

"친목모임으로 시작해서 자주 모이다 보니 경제성장과정에서 이런 저런
건의를 하게 됐다.

IMF를 거치면서 네 탓이니 내 탓이니 하는 얘기가 나왔는데 경제인들간에
화합하고 힘을 모을 때다.

서로 뭘 맡아서 하면 좋을지 조정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꼬집어서 방정식은 내지 않는다"

-1년 임기로 부족하지 않나.

"전경련은 계속될 조직이다.

차기 계승자가 가장 성공적으로 하도록 준비하겠다.

1년 갖고 뭘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시작만 하고 말수도 있다.

좋은 일이면 차기 회장이 발전시킬 것이다.

나의 이름을 남기겠다는 유치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회장단 회의에 오너경영인들의 참여율이 저조한데 대한 대책은.

"대안은 없다.

참석을 많이 하도록 권하고 잘 안되면 찾아갈 생각이다.

옛날에도 참석률은 높지 않았다"

-회장단에 전문경영인 참여를 확대할 계획은.

"전경련 발전에 지혜를 모을수 있는 사람이라면 오너든 비오너든,
중소기업인이든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인원을 정할 필요는 없다"

<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