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저녁 8시30분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의 지하 1층.

지난해 가을 개통된 인천 지하철 1호선의 인천터미널역과 백화점을 연결하는
통로는 퇴근길 시민으로 넘쳐났다.

백화점은 문을 닫았지만 슈퍼매장과 지하 상가를찾는 젊은이와 가족단위의
쇼핑객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신세계 인천점의 지하에 있는 E마트와 패션매장인 "디자이너들의 천국"은
10시 까지 영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패션가에는 서울에서 인기를 끄는 두타와 밀리오레의
유명 브랜드 1백여개가 입점해 인천지역 N세대들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인구 2백50만명으로 국내 4위의 대도시인 인천광역시에는 99년 하반기
롯데백화점의 진출로 신세계 현대등 "빅3"간 대결로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 개점 3년째를 맞은 인천점은 신세계백화점의 전국5개 점포에서 매출이
가장 많다.

설립 70주년을 맞는 국내 최고 백화점인 신세계 본점보다도 매출이 두배가량
많은 효자 점포다.

백화점업계 선두인 롯데의 공략에도 불구하고 인천점은 선두를 굳건히
지켜 수도권 최대 백화점으로 부상했다.

인천점은 지난 97년 11월 생활의 여유를 주는 즐거운 쇼핑 리조트를 기치를
내걸고 탄생했다.

2년만에 인천의 대표적인 종합 쇼핑레저 공간으로 뿌리를 내렸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인천점은 매장면적만 1만4천평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백화점중 가장
크다.

또 문화센터 갤러리 영화관 웨딩홀 은행 아동 놀이시설등 각종 고객편의
시설을 갖춰 시설만큼은 서울의 롯데 본점에 뒤지지 않는다.

인천점의 가장 큰 특징은 할인점과 백화점이 공존하는 복합 점포라는
점이다.

업태가 다른 할인점과 백화점이 동거하는 형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이성순 인천점 마케팅팀장은 "이용자가 다른 할인점과 백화점을 묶는 것에
대해 우려가 있었지만 주민들의 소비수준에 맞는 복합매장을 만들어 시너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인천점의 뛰어난 입지도 짧은 기간내 대표 백화점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빅3 백화점중에서 지하철과 직접 연결되는 백화점은 신세계가 유일하다.

또 고속버스터미널과 바로 붙어 있어 유동 인구도 많다.

인천점이 종합 쇼핑레저 공간을 지향한 것도 성공 비결이다.

변변한 문화시설이 없던 지역 주민에게 문화센터 놀이시설등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문화센터에 가입한 고객만도 1만1천명에 달한다.

인천점은 금년들어 지역밀착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개점 3년째를 맞아 토착형 백화점으로 뿌리내리 겠다는 전략이다.

지역 문화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타깃 고객을 대상으로 DM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금주에는 지역내 중고등학교 입학생이 있는 가구에 축하엽서와 판촉물을
보냈다.

그러나 인천점은 주민들의 낮은 소비수준때문에 대형 백화점에 불구하고
객단가가 낮아 약점으로 꼽힌다.

개점 초기에 입점했던 명품 브랜드는 장사가 안돼 철수하기도 했다.

고객들도 세일이나 경품에 따라 몰려 다니는 일회성 고객 비율도 서울에
비해 높다.

이에 따라 인천점은 인테리어를 고급화하고 고급 브랜드를 유치해 고급
백화점을 지향하고 있다.

수도권지역 1번점으로 자리잡은 만큼 서울로 빠져 나가는 고소득층 소비자를
끌어 들이는데 최대 역점을 두고 있다.

< 최인한 기자 janu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